임대인 체납사실 공개 의무화..전세가율 앱으로 원스톱 확인 [전세사기 대책]

김동표 2022. 9. 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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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사기 피해방지 방안' 발표
임차인 정보제공 확대로 전세사기 예방
피해자 연1%대 초저금리 지원..시세30% 임시거처 제공
전세사기 연루 중개사·감평사도 엄벌 등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하사진=연합뉴스>

임대차 계약 전 전세 물건의 적정 매매·전세가격과 임대인의 체납 사실 여부,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임차인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전세사기에 공모한 임대사업자는 물론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에 대한 처벌은 강화된다. 아울러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연1%대의 초저금리 자금지원 등의 보호조치가 마련된다.

1일 국토교통부는 임차인 재산보호와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전세사기 피해 예방 ▲피해 지원 ▲단속·처벌강화으로 구성됐다.

◆임차인 정보제공 확대로 전세사기 피해 예방= 먼저 전세 물건과 관련한 정보제공이 확대된다. 정부는 전세계약 시 전세가율 등 임차인이 확인해야 할 주요 정보들을 모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자가진단 안심전세 App(가칭)'을 내년 1월 출시한다.

그간 임차인이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 적정한 전세가나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는 정보 비대칭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전세사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

현재 임차인이 위험거래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여러 곳에 산재해 있고, 신축빌라의 시세 또는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악성 임대인 명단 등은 정보 자체가 공개되지 않아 전세피해에 대해 대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에서는 입주희망 주택의 적정 전세가와 매매가 수준에 대한 정보, 악성임대인 명단, 임대보증 가입 여부, 불법·무허가 건축물 여부 등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확인이 불가능했던 선순위 권리관계, 미납세금 등도 임차인이 확인하기 쉬워진다.

현재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되는 체납 세금 등이 얼마인지 임대인의 협조 없이는 확인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큰 실정이다. 정부는 임대주택의 선순위 권리관계에 대한 정보를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계약 이전에 임대인의 체납 사실이나 선순위 보증금 등 관련 정보를 요청할 경우 임대인은 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계약 후에는 임차개시일 전까지 미납 국세·지방세 등의 정보를 임대인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외에도, 임차인에게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을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고, 임대차 표준계약서에도 반영한다.

공인중개사 등 시장의 감시기능도 확대한다. 그간 전세사기 의심매물이 시장에 나올 경우 공인중개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공인중개사 등이 전세사기 의심매물 등을 발견해 지자체에 신고할 경우, 포상금(예 : 50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신축빌라 등에 대한 공정한 가격산정체계도 마련된다.

그간 신축빌라 등 시세를 확인하기 어려운 주택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에 가입할 때 집값을 실제보다 높게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이른바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주택의 적정 시세가 반영될 수 있도록 믿을 만한 감정평가사를 추천 받아 가격을 산정하고, 공시가 적용을 기존 150%에서 140%로 낮추는 등 주택가격 산정체계를 개선한다.

최우선 변제금액 상향 등 임차인의 법적관리도 강화된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령'을 통해 임차인이 담보설정 순위와 관계 없이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도록 최우선 변제금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우선변제금은 서울은 5000만원, 과밀억제권역 4300만원, 광역시(2300만원, 그 외 200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임대차 보증금 통계와 권역별 임대차 시장 현황 등 제반 여건을 검토해 올해 4분기에 최우선 변제금액 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차인의 대항력도 보강된다. 임차인의 대항력이 전입신고 다음 날 발생하는 점을 악용해, 집주인이 임차인의 대항력 발생 전에 주택을 매도하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는 등 임차인 보증금 보호가 취약해지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임대인이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개선한다.

현재 집주인이 담보대출을 신청할 때 임대차 계약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 은행이 확인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담보권을 대항력이 발생하기 전에 설정하는 경우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는 은행이 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해당 물건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인하고,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은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감안할 수 있도록 시중 주요은행과 협의할 계획이다.

◆연1%대 초저금리 지원…시세30% 임시거처 제공=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긴급금융서비스와 임시거처, 법률 상담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연 1%대 초저금리 자금대출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지원, 시세 30% 이하 수준의 임시거처 등을 제공될 예정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도 지원한다. 전세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증금을 대신할 수 있도록 HUG 보증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나 보증료 부담 등으로 가입률은 저조한 상황(2021년 기준 18%)이다. 이에, 전세사기에 특히 취약한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보증료를 추가 지원하여 보증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자금 확보와 적정 거주지 물색 등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주거 불안에 노출된다. HUG는 강제관리 중인 주택 등을 시세의 30% 이하로 임시거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전세사기 연루 중개사·감평사도 엄벌= 사기 관련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앞으로는 전세사기에 연루된 임대사업자는 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고, 기존에 등록된 사업자의 경우 등록을 말소하는 등 벌칙을 강화한다. 또한 중개사, 감평사 등 자격사들을 대상으로도 결격사유 적용 기간과 자격 취소 대상행위를 확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다.

부정 이익을 빈틈 없이 회수하기 위해 악성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집중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HUG 내 전담조직도 운영한다.

정부는 이달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국토부와 경찰청 간 업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책에 담긴 세부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부분의 과제는 연내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과제들은 늦어도 내년까지는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는 전세사기를 확실하게 뿌리 뽑기 위해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한 피해는 신속하게 구제하는 한편, 범죄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한다는 원칙 아래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더 이상 전세사기 범죄로 가정이 망가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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