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멋.. 藥채소로 몸도 입도 마음도 즐겁다

남호철 2022. 8. 3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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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미식도시' 제천 약채락
약선한정식·한방백숙 등 다양
최초 개발 비빔밥 '보약 밥상'
약채락 건강도시락·간식도 별미
약초의 본향으로 불리며‘미식도시’를 내세우는 제천의 한방음식 ‘약채락’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사진은 약선갈비정식.

충북 제천은 ‘미식도시’를 내세운다. 예로부터 약초의 본향으로 불려온 제천은 조선시대 후기부터 약초시장이 형성됐고 교통 여건이 발달하기 시작한 광복 이후엔 서울 대구 금산에 이은 4대 약령시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황기와 당귀는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한방의 고장답게 약초가 들어간 음식이 유명하다. 황기 당귀 등 각종 약재와 잡곡으로 요리한 건강식을 내세운 유명한 식당이 곳곳에 있다. 한방 고추장과 간장, 된장 등 믿을만한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하는 제천의 한방음식 브랜드 ‘약채락’(藥菜樂)이 대표적이다. 약채 3락인 건강, 맛, 멋에 기능성을 더한 것으로 약선한정식, 한방백숙, 곤드레밥, 두부전골, 도토리묵밥, 쌈밥정식, 매운등갈비, 떡갈비, 송어비빔회, 민물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식도락 여행에 제격이다.

제천에는 약재와 잡곡으로 요리한 건강식을 내세운 식당이 곳곳에 있다. 사진은 약채락정식. 제천시 제공


2008년 가장 먼저 개발된 약채락 비빔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비빔밥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뽕잎 황기잎 오가피잎과 황기·당귀·오가피 추출액을 넣어 특허를 취득한 약초고추장을 넣어 만든다. 향긋한 약초 향이 입안에 가득해 보약을 먹는 듯하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육회비빔밥은 갓 지어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밥에 오가피 뽕잎 황기 당귀 등의 약초를 이용해 무친 각종 나물로 만든 비빔밥이다. 여기에 약채 소스를 활용해 만든 고추장과 참기름을 둘러 비벼 먹으면 별미다.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묻어 있다. 함께 나온 밑반찬과 된장찌개, 비빔밥의 조화도 훌륭하다. 여러 나물을 섞어 고소한 비빔밥의 맛을 각종 김치와 장아찌, 무침 반찬들이 상큼하게 잡아주고 식감까지 살린다. 비빔밥을 푸짐하게 담은 놋그릇의 모양새도 훌륭하다. 전통의 맛을 살리기 위해 놋그릇을 고집한다.

석회질 땅에서 자라 약효가 좋은 제천의 황기는 효능이 뛰어나다. 그 덕에 한방약재로 진하게 우려낸 한방백숙(닭백숙, 오리백숙)이 유명하다. 전복황기삼계탕, 한방해물 오리탕, 백수오 백세탕 등의 메뉴가 건강을 챙기는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렁쌈밥. 제천시 제공


뚝배기에 담겨 팔팔 끓는 모습으로 나오는 전복황기삼계탕은 향긋한 약초 향을 풍긴다. 엄나무 황기 가시오갈피 숙지황 등의 약재에 전복 등 해물까지 들어가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찜기에 쪄낸 닭은 부드럽고 쫄깃하다. 육수는 닭과 해물로 우려내 고소하고 시원하다. 탕과 함께 나오는 찰밥도 별미다. 제천은 황기만큼이나 잡곡도 유명하다. 쫀득쫀득한 식감의 찰밥은 각종 잡곡과 견과류를 곁들여 고소하고 달콤하다.

건강한 약초잎을 조리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즐기는 쌈밥정식, 8가지 한약재 양념으로 건강하게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매운등갈비도 별미다. 청정지역 고지에서 자라는 곤드레 산채나물의 부드러운 잎으로 정성껏 갓 지은 곤드레밥, 맑고 깨끗한 청풍호에서 잡은 싱싱한 송어가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하는 송어비빔회, 시원하고 얼큰한 민물매운탕,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떡갈비도 미각을 자극한다. 고소한 두부와 버섯에 여러 채소를 합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조리한 두부전골, 박달재 전설 속 금봉 처녀가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러 떠나는 박달 도령에게 싸줬다는 도토리묵밥도 제천의 대표음식으로 꼽힌다.

곤드레정식. 제천시 제공


미각과 영양을 함께 잡는 ‘약채락 건강도시락’도 빼놓을 수 없다. 황기수육밥, 약고추장 제육구이, 약간장 보양 수육 등 이름만 들어도 기운이 날 것 같은 다양한 메뉴를 담고 있다. 월악산 산나물 등 제천에서 나는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 차별화했다.

간식도 입을 즐겁게 한다. 한 입 먹으면 멈출 수 없는 화끈한 맛의 빨간오뎅, 먹으면 용의 기운으로 합격하고 출세한다는 용빵, 50년 전통 수제방식으로 ‘대한민국 10대 맛의 달인’에 선정된 찹쌀떡, 김밥보다 훨씬 더 맛있고 건강한 곤드레컵밥,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약초만두도 제천 맛기행에서 놓칠 수 없다.

제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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