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우승 꿈 이뤄줄 헝가리산 '바이킹 전사' 아담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17년 만의 K리그1(1부) 우승 도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 찾았다. 올여름 울산 유니폼을 입은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마틴 아담(28)이다.
아담은 지난 21일 리그 24라운드 김천 상무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울산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리그 2, 3호 골. 지난 13일 23라운드 대구FC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그는 데뷔 3경기 만에 3골을 몰아넣으며 경쟁 팀 수비수들의 경계 대상 0순위로 떠올랐다. 아담은 3경기 만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K리그1 24라운드 최우수선수(MVP)'가 되는 기쁨도 누렸다.
아담은 25일 인터뷰에서 "새로운 환경이지만, 크게 힘들지 않다. 첫 경기는 한국 축구와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경기에서 골을 연달아 넣어 기쁘다. 한국 땅을 밟은 첫날부터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틈날 때마다 이미지 트레이닝한 덕분에 팀에 녹아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담이 이름처럼 체격도 '아담'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키 191cm, 몸무게 95kg로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몸무게는 K리그 최중량이다. 여기에 덥수룩한 턱수염까지 길렀다. 그는 입단 때 팀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공장에서 화보를 찍었다. 실제 근로자 같은 옷을 입고 중장비, 엔진 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는데, 팬들은 "'피지컬 깡패' 아담과 중장비는 마치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고 했다. 그가 험악한 표정이라도 지으면 화가 잔뜩 난 '바이킹 전사' 같다. 한국 팬은 그를 '바이킹'이라고 부른다. 아담은 "헝가리에서도 별명이 '바이킹'이었다. 한국 팬들도 같은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리그가 바뀌었지만, 계속 '바이킹'으로 불려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천전 아담의 두 번째 골은 아담의 바이킹 전사 같은 힘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후반 3분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는데, 문전으로 파고드는 아담의 움직임을 읽은 김천 수비진이 몸싸움을 시도하다 아담의 육중한 체격에 밀렸다. 그는 거구이지만, 득점 찬스에선 그 누구보다 유연하고 날렵하다. 김천전 전반 44분 골문으로 크로스가 오자, 아담은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다이빙 헤딩골을 터뜨렸다.
아담은 "꾸준한 훈련으로 큰 체격으로 축구 경기를 하는 법을 터득했다. 남들에겐 내 체격에 낯설겠지만, 나에겐 익숙하다. 오랜 기간 큰 체격을 활용한 최적 플레이를 훈련했다"며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K리그 수비수들의 체격은 헝가리 리그 못지않게 크다. 플레이도 거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아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8경기 무패(5승 3무)를 달린 울산(승점 58)은 2위 전북 현대(승점 49)와의 승점 차를 9로 벌리며 선두에 올라있다. 다음 상대는 리그 득점 1위 주민규(14골)가 이끄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2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아담은 "우리 팀이 우승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잘 안다. 입단 전부터 17년 만의 우승에 도전 중이라고 들었다. 골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팀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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