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쿤달' 샴푸로 대박..37개국서 각광

박수호 2022. 8. 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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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강소기업] (49)
더스킨팩토리

74%.

더스킨팩토리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린 연평균 성장률이다. 사실 생활용품 시장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피죤 등 종전 강자가 즐비한 분야다. 브랜드 인지도가 받쳐주지 못하면 후발 주자가 쉬 진입하기 어렵다. 그런데 더스킨팩토리는 일명 ‘쿤달(KUNDAL)’ 브랜드로 이 시장에 진출해 6년여 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노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발군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831억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06억원으로 동종 업계 최고의 이익률을 자랑한다.

더스킨팩토리는 ‘쿤달’ 샴푸로 인기를 끌기 시작,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더스킨팩토리 제공)

▶더스킨팩토리 어떤 회사?

▷위메프 출신 창업자가 2016년 출범

더스킨팩토리는 2016년 위메프 출신 김민웅·윤영민 공동 대표가 설립한 생활용품 회사다.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등을 제조, 판매한다. 회사는 허니앤 마카데미아 트리트먼트를 첫 제품으로 선보인 데 이어 이후 샴푸 등 헤어 제품에서 개인 용품 그리고 홈케어 제품까지 확대했다.

히트 브랜드는 토탈 퍼스널케어 브랜드인 ‘쿤달’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 사랑을 받으면서 쿤달 브랜드로만 최근 판매량 6000만개를 돌파했다.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는 주요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 브랜드로 떠올랐다. 2010년 이후 오프라인 시장 진출은 물론 적극적인 해외 시장(일본, 동남아, 대만, 미주, 유럽 등) 개척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더스킨팩토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남성라인, 디퓨저, 섬유유연제, 주방세정제, 생리대, 마스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VIG 인수 이후 경영진도 유한킴벌리 출신 노현준 대표(CEO)를 비롯, LG생활건강 출신 서문석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 헨켈·유한킴벌리 마케팅 담당 전수현 이사(CMO), 로레알·LG생활건강 출신 영업 담당 김나리 이사(CSO) 등이 합류해 회사를 급성장시키고 있다.

▶영업이익률 높은 이유

▷글로벌 소싱으로 원가율 낮춰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추정하는 더스킨팩토리 인수 금액은 약 1000억원대 후반. 이런 배경에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있다. 생활용품 업계에서 볼 수 없는 15%대 이상 이익률이 나오다 보니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참고로 더스킨팩토리와 비슷한 규모에 업계 ‘전통의 강호’ 피죤은 지난해 매출액 1070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더스킨팩토리가 창업 5년여 만에 이런 성장률과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우선 차별화된 제품 기획력에, 종전 업계와 다른 유통 채널을 적극 공략한 것이 컸다. 아무래도 창업자가 위메프 출신이다 보니 온라인 판매 채널에 강했다. 탈모 방지, 볼륨업 등 두피 부문에서 소비자가 겪고 있는 핵심 고민을 개선할 수 있는 샴푸 등 헤어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디지털 마케팅 중심으로 풀어냈다. 그러다 보니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조향사를 기용,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향기’로 차별화했다. 쿤달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향기 마케팅은 재구매율을 결정적으로 높였다. 또 창업 초기부터 위메프를 시작으로 쿠팡까지 이커머스 채널 위주로 입점했다. 2017년 1월 쿠팡 입점 후 약 3개월 만에 쿤달 샴푸와 트리트먼트는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꾸준히 디지털 마케팅을 전개해 소비자가 신제품을 인지하고 이미 형성된 쿤달의 브랜드 신뢰도를 통해 구매, 사용, 피드백을 반복하는 브랜드 선순환 루프를 만들 수 있었다. 쿠팡에서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자사몰은 물론 카카오,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순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원가 관리 측면에서도 여타 경쟁사와 달리 접근했다. 일반적으로 생활용품 회사들은 턴키(Turn-key·일괄 생산) 형태로 거래를 진행한다. 반면 더스킨팩토리는 제품의 모듈별로 최적화된 원부자재 업체와 거래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재 소싱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국가별로 진행해 원가를 절감했다. 최고 품질 제품을 최적의 원가 구조로 개발해 공급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가장 큰 이슈인 물류 대란에서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접근했다. 더스킨팩토리는 일찌감치 통합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샴푸만 사는 것이 아니라 비누, 생리대 등 여러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이 있다면 ‘합배송(한 박스에 모두 담아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큰 힘이 됐다. 쿤달샴푸는 동남아 시장에서 크게 호응을 얻으면서 점차 일본, 미주, 유럽 시장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8월 기준 진출 국가만 37개국에 달한다. 이미 입증된 온라인 시장 공략 능력을 아마존, 라쿠텐, 알리바바, 쇼피, 라자다 등 글로벌 온라인 채널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지속 성장 구도를 마련했다는 것이 대내외 평가다.

VIG 관계자는 “펀드가 인수한 후 더스킨팩토리는 현재 출시한 카테고리 점유율 확대, 다양한 해외 시장 개발, 볼트온(해당 분야 기업 M&A, 잠깐용어 참조) 투자 등 3대 주요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점은 없나

▷인플레이션 직격탄 맞을라

물론 더스킨팩토리도 성장에 변수는 있을 수 있다.

한때 뜨거웠던 K뷰티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 최근 인플레이션 등으로 오르고 있는 원부자재, 생산, 물류비용 등은 영업이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기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 특정 채널 중심 제품 전개 방식이 다른 유통 채널에서 통할지도 지켜봐야 할 점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성장통도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더스킨팩토리는 생활용품을 넘어 최근에는 펫 시장까지 진출했는데 그만큼 늘어나는 품목 수(SKU)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제대로 갖췄는지, 새로운 시장에 맞춘 인재 영입을 할 수 있는지도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3호 (2022.08.24~2022.08.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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