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4·Z플립4 '수혜주'는 어디..KH바텍·파인테크닉스

류지민 2022. 8. 2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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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4(이하 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이하 Z플립4)를 공개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점유율을 많이 빼앗긴 삼성전자는 신규 폴더블폰 흥행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Z폴드4와 Z플립4는 전작과 비교해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강화하고 배터리 충전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기본 모델 출고가는 Z폴드4가 199만8700원, Z플립4가 135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Z폴드4는 가격 동결, Z플립4는 전작과 비교해 9만9000원 오른 수준이다. 가격을 내리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지만 최근 원재료비와 물류비 등 원가 상승을 감안하면 나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두 제품은 오는 8월 26일 한국과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신규 폴더블폰을 공개하면서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사전예약을 시작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가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스마트폰 시장 판도 바꿀까

▷혁신보단 완성도에 초점

일단 제품 자체 경쟁력에 대해서는 긍적적인 평가가 많다.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지만, 전작에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보완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힌지(경첩) 기술 변화로 더 얇아지고 가벼워졌다는 점이 전작 대비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Z폴드4는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게는 263g으로 전작과 비교해 8g 가벼워졌고, 두께는 접었을 때 15.8㎜로 0.2㎜ 얇아졌다. 카메라 사양도 크게 향상됐다. 폴드 시리즈 처음으로 5000만화소 광각 카메라가 탑재돼 전작 1200만화소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됐다. Z플립4는 배터리 향상에 집중했다. 배터리 용량이 3700㎃h로 전작 대비 400㎃h 늘었고, 배터리 효율도 개선돼 사용 시간이 4시간가량 길어졌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폴더블폰 4년 차인 만큼 디스플레이 주름 개선, 경량화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갤럭시 S22의 판매 부진으로 하반기 폴더블폰 판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모델과 구모델을 합쳐 800만대의 폴더블폰을 출하하며 대중화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1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해 나온 신모델 기준으로는 2021년 710만대에서 올해 13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조철희 애널리스트는 “기존 바(Bar)타입 스마트폰에서는 중국 기업과 더 이상 기능적·디자인적 차별화가 어려운 만큼 폴더블폰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혁신보다는 완성도에 집중했다. 대중화를 위해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도 반영된 만큼 기대 이상의 판매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점 공급 부품업체 주목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高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수혜주로는 각 주요 부품 공급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KH바텍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외장 힌지를 생산하는 업체로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한다. 경쟁사들이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품 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지니고 있어 신규 폴더블폰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2분기에는 폴더블폰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3분기 힌지 매출 확대로 실적 급반등이 예상된다.

파인테크닉스는 메탈플레이트 제조업체다. 메탈플레이트는 폴더플폰 패널 뒷면에 부착돼 패널을 받쳐주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폴더블 부품 중 패널을 제외하면 공급 단가가 가장 높다. 전자 부품과 합쳐져 모듈화됐기 때문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폴더블 출하량이 늘어날 때 매출과 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이라며 “중화권과 북미 등 고객사 다변화로 수년간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폴더블 관련 사업 제품군의 확대가 기대된다. 사업 제품 다각화의 그림이 가장 명확한 부품사”라고 평가했다.

세경하이테크는 IT용 필름 전문 제조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에 폴더블 특수필름을 2019년부터 독점 공급 중이다. 폴더블폰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지난해 광학필름(폴더블·OLED용) 매출은 전년 대비 28.7% 증가한 114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폴더블폰에 탑재되는 복합 방열시트와 디지타이저(디지털화 장치) 자성필름은 이녹스첨단소재가 만든다. 이녹스첨단소재는 올 2분기 매출 1429억원, 영업이익 322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방열시트·디지타이저 필름 부문은 신규 수요 증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나 늘면서 실적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비가 높아 신규 경쟁사의 유의미한 점유율 침투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사 대비 안정화된 수율 기술력을 통해 폴더블 시장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에 판매 부진 우려도

▷차별화 부족…마케팅으로 뒤집을까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전문 업체 비에이치는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디지타이저용 FPCB를 공급한다. 디지타이저는 입력 장치 기능을 탑재한 FPCB로 S펜 적용을 위한 필수 부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라인업 중에는 갤럭시 S22 울트라와 갤럭시Z폴드3가 S펜 기능을 지원하며 Z폴드4에도 적용된다. 지난해에는 경쟁사인 인터플렉스가 삼성전자에 단독으로 납품했지만, 올해부터 비에이치가 추가됐다.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선을 추가한 결과다.

올해 삼성전자 공급량은 전체 물량의 10% 수준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 개선에는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디지타이저용 FPCB는 S펜 인식에 필요한 센서 대응을 위해 회로 패턴을 촘촘하게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이에 따라 기존 FPCB 대비 공급 단가도 높게 책정된 덕분이다.

뉴프렉스는 폴더블폰의 카메라 모듈 FPCB 공급업체다. 폴더블폰 카메라 모듈 스펙 상승으로 단가가 올랐고, 업계 재편으로 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크게 늘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모델 공급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Z폴드4의 부품 단가가 Z플립4 단가보다 높아 폴드 위주의 판매가 이뤄질 경우, 실제 부품주들의 실적 모멘텀이 더 좋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품주 실적과 주가는 올 하반기 Z폴드4와 Z플립4 판매량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판매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는 있지만 반론도 적잖다. 우선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비자 지출 여력이 줄어 신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한다. 또 가격적인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눈에 띄는 하드웨어적인 변화가 적어 차별화 포인트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창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재·부품 가격에 대한 부담이 늘었지만, 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면서 기존 대비 판매 촉진 활동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 마케팅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3호 (2022.08.24~2022.08.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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