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행원도 전출"..매일 한명씩 사라지는 살벌한 '용산'

현일훈 2022. 8. 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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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한 명씩 사라져서 솔직히 겁난다.”

24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한 용산 청사 내부 분위기다. 한 마디로 살얼음판 같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최근 김건희 여사의 수행을 겸임하던 부속실 소속 행정관인 A씨가 작별 인사도 없이 다른 부처로 전출돼 다들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인사였던데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실에서 일했던 그의 이력이 부각되면서 내부에선 여러 말이 나돌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금 비서관급 인사 2명이 직무 감사를 받고 있으며, A씨를 비롯해 행정관급 3명, 행정요원 1명은 이미 대통령실을 떠났다. 여권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15명 안팎의 비서관급 이하 실무진이 용산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윤 대통령의 외부일정 유출 사고까지 더해지면서 일각에선 물갈이 대상이 최대 30여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직자의 공무규정이라고 하는 것, 마음가짐이라고 하는 건 당연히 요구되는 기본이자 원칙”이라며 “의도성을 가진 특별한 성질의 것(감찰)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련의 감찰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VS 검찰·관료'의 충돌로 보는 시각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산물수급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제2차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도 민생 챙기기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과거 위기 상황보다 우리 경제의 대외 재무 건전성은 많이 개선됐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며 “금융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외환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환율 급등은 달러 강세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역수지 적자 중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불안 심리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민간 전문가는 "전체 가계대출보다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자영업 차주의 상환능력이 하락할 우려가 있으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약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과 함께 앞으로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민간 전문가들을 향해 “현장에서 감지되는 문제점들을 언제든 전해달라. 실시간 소통하며 즉시 필요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참모들에게는 “시장에서 매일 매일 현실과 부딪히는 분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정책이 현장에 미칠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비로소 국민 신뢰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에서 농촌진흥청 부스를 찾아 가루용 쌀 바로미2로 만든 빵을 시식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9월초 관저 입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초 새로 마련된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쓰던 서울 한남동 관저로 추석(9월 10일) 전에는 입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관저는 1400㎡ 규모로, 이전 청와대 대통령 관저의 절반 크기다. 한남동 관저에 입주하면 출퇴근이 5분가량으로 줄어든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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