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지역 스타트업이 살아야 지방소멸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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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창업청 설립을 위한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스타트업과 지역경제를 위해 의미 있는 행보다.
서울·수도권과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는 지역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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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최근 부산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창업청 설립을 위한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스타트업 지원 기능을 모아 부산을 아시아의 스타트업 허브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스타트업과 지역경제를 위해 의미 있는 행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가 이달 초 부산 스타트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부산에서 계속 사업을 하겠다’는 창업자는 44%로 절반에 못 미쳤다. 부산 스타트업도 부산을 떠날 고민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부산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3.7%에 불과하고, 아니라는 응답(44.2%)이 훨씬 많았다. 최근 투자환경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46.3%), ‘심각’(41.1%)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 조사 결과를 지역사회 일부는 ‘충격’으로 받아들인다는데, 현실은 당연한 결과다. 서울·수도권과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90% 정도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벤처캐피털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가치 1조3000억원 이상 ‘유니콘’ 스타트업의 경우 24개 중 1개를 제외하고 수도권에 있다. 정부가 육성·지원하기 위해 선정하는 ‘예비유니콘’과 ‘아기유니콘’ 역시 90% 가까이 수도권에 편중돼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지만,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대상이라 지역에서 후보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반면 정부의 기술 기반 창업 기업 통계에 따르면 40%가량의 창업이 수도권 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역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에서 만난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공통된 고민은 지역에서 좋은 투자를 받기가 너무 어렵고, 성장을 위한 후속 투자와 인재 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와 ‘인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직 지역을 떠나지 않은’ 스타트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는 왜 중요할까. 지역 입장에선 청년들이 떠나 ‘지방소멸’ 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수도권과의 격차도 해소해야 하니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반면 스타트업 생태계 관점에선 서울로 집중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다양성에서 혁신의 원동력이 나온다. 지역 출신 인재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지역에서 발견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가진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서울·수도권과 강력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역 공동화’보다 ‘지역 활성화’가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더 좋은 일이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위적으로 활성화하기 어렵지만, 자연적인 활성화만 기다리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에서 적극 지원하는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사례도 그렇지만 부산 역시 창업자들이 스스로 위와 같은 조사로 현실을 알리고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제언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부산이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빠른 정책 변화를 보여주며 창업청 설립 등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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