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우크라이나와 아프가니스탄

모규엽 2022. 8. 24. 04: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전쟁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아프가니스탄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수많은 사상자와 피란민이 발생했고, 아프가니스탄은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기아와 인권의 암흑시대를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고, 아프가니스탄은 내전 끝에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하자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했다.

우크라이나에선 피란민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아프가니스탄에선 인구의 90% 이상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규엽 국제부장


최근 전쟁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아프가니스탄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수많은 사상자와 피란민이 발생했고, 아프가니스탄은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기아와 인권의 암흑시대를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아프가니스탄은 여러모로 닮았다. 우선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을 차지하는 국가다. 우크라이나는 옛 동서진영의 한가운데에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끼여 있다. 특히 흑해 연안에 위치해 러시아가 바다로 진출하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할 곳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예부터 동서문명이 만나는 십자로에 위치해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국가는 파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등 무려 6곳이나 된다. 두 국가가 모두 옛 소련을 포함한 러시아에 침략을 당한 것도 비슷하다.

또 미국의 엄청난 지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부터 현재까지 미국으로부터 총 90억 달러(11조7500억원)의 군사적 지원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20년간 무려 1조 달러(1300조원)라는 천문학적인 원조를 받았다. 결국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고, 아프가니스탄은 내전 끝에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하자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했다. 국민들이 겪는 고통도 극심하다. 우크라이나에선 피란민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아프가니스탄에선 인구의 90% 이상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극과 극이다. 24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받은 지 꼭 6개월이 됐다.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였기에 초창기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패배로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은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개전 초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제 빼앗겼던 남부 헤르손, 마리우폴까지 수복하려 하고 있다. 2014년 병합됐던 크림반도도 탈환할 태세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8월 31일까지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극심한 혼란 속에 탈레반은 미군 철군 예정일보다 보름 정도 이른 8월 15일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

이 같은 정반대 상황이 오게 된 결정적 원인은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부정부패 유무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 도피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모국에 남아 독전하고 있고, 전직 대통령도 직접 총을 들었다. 군수품 횡령 같은 부정부패 사건도 들리지 않는다. 반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탈레반이 카불에 아직 입성도 하지 않은 시각에 현금을 차량 4대에 가득 싣고 조국을 떠났다. 대통령이 떠나자 아프가니스탄은 아비규환이 됐다. 특히 지도층의 무능과 부패로 아프가니스탄 내부는 썩을 대로 썩어 있었다. 공식적으로 당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은 30만명으로 탈레반(7만명)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상당수 군경 간부들이 급료를 가로채기 위해 허위로 명부에 기재한 ‘유령 군인’이었다.

국민들의 저항도 눈에 띄게 다르다. 우크라이나에선 여성을 포함해 수많은 청년들이 자원입대를 했고, 마리우폴 등 격전지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러시아에 대항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선 다민족 국가라는 특성상 탈레반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두 나라의 상반된 현실은 무엇이 진정 국가를 지탱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바로 깨끗한 지도층과 살아있는 국민의식이다.

모규엽 국제부장 hir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