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안 팔린다"..삼성·LG 초비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TV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업계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회사는 초대형·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위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9260만45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판매액은 475억 달러(약 63조7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해 12.5% 줄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각각 31.5%, 17.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각각 21%, 12.3%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어 TCL(11.1%), 하이센스(9.5%), 샤오미(6.4%) 등 중국 업체가 뒤를 이었다.
삼성은 주력 제품인 QLED TV가 2017년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3065만 대를 판매해 누적 3000만 대를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464만 대가 팔렸다. 삼성은 80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48.6%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매출 점유율 53.6%로 앞서나갔고, LG(21.5%)와 소니(17.2%)가 뒤를 이었다.
LG는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업인 올레드 TV의 출하량이 169만1000대로 6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는 40형대 올레드 TV 출하량이 81.3% 늘었고, 7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도 17% 성장했다. 상반기 LG의 TV 매출 중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3.2%였다.
두 회사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 2위를 지켰지만, 합산 점유율은 48.9%로 지난해 같은 기간(50.1%)보다 소폭 하락했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인플레이션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으로 시장이 침체한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맹추격해오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TV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옴디아는 지난 6월 올해 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284만여 대(1.3%) 줄어든 2억879만4000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2억 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TV 시장은 2009년 2억1083만 대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2억 대 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실제로 생산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두 회사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TV를 포함한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이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LG는 같은 기간 87.8→72.5%로 하락했다. LG는 TV 사업에서 올 2분기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 2분기 이후 7년 만의 분기 적자다. 업계에선 계절적 성수기에다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이 펼쳐지고, 올 11월 카타르월드컵이 열릴 예정인 만큼 ‘하반기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두 회사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해 수요를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올 하반기 ‘네오 QLED 8K’와 75형 이상 등 고급·대형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LG는 기존 주력인 올레드 TV뿐 아니라 롤러블·8K·QNED 등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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