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약도 같은 약".. '교환성' 확보로 28조 '휴미라' 시장 잡는다

이춘희 2022. 8.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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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 허가 위한 임상 추진
세계 매출 28조 블록버스터 의약품
내년 미국 진출 앞두고 치열한 고지전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시장 규모가 28조원에 이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미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선점을 위한 각사의 개발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휴미라를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교체 가능(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임상에 나서는가 하면 보다 선호도가 높은 '고농도 제형(HCF)'의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23일 셀트리온은 전날(현지시간) 유럽 규제기관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CT-P17)'와 오리지널 간의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유럽 다수 국가에서 판상 건선 환자 366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유플라이마와 휴미라 간 다회교차 투약군과 휴미라 유지 투약군 간의 약동학,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 검증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이번 임상과 관련한 IND를 제출한 상태다.

애브비가 개발한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판상 건선 등의 면역 매개 질환 치료제다. 2020년까지 9년 연속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207억달러(약 28조원)로, 매출 368억달러(약 48조원)를 올린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왕좌를 빼앗겼지만 백신 접종세가 지난해보다 대폭 꺾인만큼 올해 이후로는 다시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플라이마(40㎎/0.4㎖)'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지난 6월 승인받은 바 있는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미국 출시명 하드리마)'의 교체 투여 효과 평가를 위한 유럽 임상 4상의 환자 모집을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 허가를 받은 제품인만큼 3상이 아닌 추가 '4상'으로 진행된다. 체코,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동구권에서 중증 만성 건선 환자 366명을 대상으로 휴미라와의 상호호환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각 회사들이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 승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미 미국에서만 ▲암제비타(암젠) ▲실테조(베링거인겔하임) ▲하이리모즈 ▲하드리마 ▲아브릴라다(화이자) ▲훌리오(비아트리스) ▲유심리(코헤루스) 등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7종이 승인받았고, 여기에 유플라이마까지 연내 FDA 승인을 노리고 있는 상태인만큼 점유율 경쟁에 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 모두 내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점유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완전한 동일 생산이 어려운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상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성이 아닌 ‘유사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의 교차 처방이 원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가 되면 약사가 대체 처방을 할 수 있게 되고, 원 개발사가 적응증 확대 등으로 점유율 지키기에 나서도 오리지널의 다른 적응증까지 허가받는 외삽이 가능해 보다 손쉽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FDA가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로 인정한 사례는 실테조와 셈글리(란투스 바이오시밀러), 시멀리(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등 3종에 불과하다.

리처드 곤잘레스 애브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부터 휴미라 (미국) 매출은 최소 35%에서 최대 55%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 가운데 교차 가능 바이오시밀러가 연이어 출현할 경우 애브비의 매출 타격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미국 제품명 하드리마)'

이외에도 HCF를 둘러싸고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FDA로부터 하드리마의 HCF(100㎎/㎖) 허가를 받았다다. 기존 저농도 제형(50㎎/㎖)보다 약물 투여량이 적어 환자의 선호도가 높다.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휴미라의 80%가 HCF다.

고농도 제형에 대한 FDA 허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를 제외하고는 하드리마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허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하이리모즈를 개발한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스는 지난달 FDA에 HCF 허가를 신청했고, 암제비타를 개발한 암젠 등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를 처음부터 HCF로 개발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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