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악몽 되살아나나"..'미청구공사액' 6개월 사이 21% 증가

차완용 2022. 8. 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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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이 6개월 사이 21% 증가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증가가 가파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건설업계에 대규모 어닝쇼크가 발생했던 2013년 이후 현대건설은 미청구공사액을 낮춰왔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우상향 중이다.

실제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2014년 말 4조889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1조6539억원까지 낮췄지만 1년 6개월 사이에 1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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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금액 12조6515억원
법무팀 계약서 재검토하는 등 미청구공사 리스크 체크 '분주'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이 6개월 사이 21%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기 또는 취소됐던 해외 사업의 재개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 주택사업 침체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대외 변수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미청구공사는 매출채권(공사대금)에 비해 회수가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금액이 급증할 경우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안한 지금은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그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금액 총 합계는 12조6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말 10조4338억원보다 21.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증가가 가파르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2조4309억원으로 6개월 사이 4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건설업계에 대규모 어닝쇼크가 발생했던 2013년 이후 현대건설은 미청구공사액을 낮춰왔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우상향 중이다.

실제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2014년 말 4조889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1조6539억원까지 낮췄지만 1년 6개월 사이에 1조 가까이 증가했다.

미청구공사액 증가는 건설업계에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22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모두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상반기 늘어났다.

▲삼성물산 1조4274억원(2021년 12월 말 기준, 1조2488억원) ▲DL이앤씨 6767억원(6518억원) ▲포스코건설 1조3855억원(1조424억원) ▲GS건설 1조2592억원(9603억원) ▲대우건설 1조1139억원(9399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조2390억원(1조39억원) ▲롯데건설 1조5511억원(1조3171억원 ▲SK에코플랜트 8585억원(5736억원) ▲HDC현대산업개발 7093억원(6365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미청구공사란 건설사가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뜻하는 회계 계정이다. 건설처럼 상품을 제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업의 경우 수주 건설사는 공사진행률을 감안해 미리 수익으로 잡아놓는다. 미리 인식한 수익만큼 공사대금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그동안 잡힌 미청구공사는 손실로 바뀌게 된다.

건설업계도 미청구공사액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걱정하면서 미청구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에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에서 불안정한 거시경제 상황을 우려, 미청구공사에 대한 리스크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며 “과거 금융위기 당시처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약서를 재검토하는 등 법무팀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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