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용평가, 사생활·투명성 문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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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정보를 기반으로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가 부상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금리 대출, 선구매후결제(BNPL)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보완과제에도 불구하고 대안신용평가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금융사들은 장기적인 대안정보 적용 전략을 수립하고 금융당국도 부작용 방지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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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과제 많지만 가야할 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비(非) 재무정보를 기반으로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가 부상하고 있다.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 투명성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안신용평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안신용평가는 비금융정보로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각종 정보들이 디지털로 저장되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지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임대료, 공과금 지불 내역 등 각종 비금융정보를 파악, 통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의 신용도를 파악할 수 있게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은 멀다. 우선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다. 대안데이터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활용하는지 관리감독하는 것도 관건이다. 어떤 정보를 활용하고, 이 정보가 대출 금리 결정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악성' 소비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 특정 정보가 신용 점수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알려져 차주가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윤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있는 정보를 일부러 삭제하거나 유리한 정보를 게시하는 등 개인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기술력도 넘어야 할 산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정형화된 상태로 확보할 수 있는 전통 재무정보와 달리 대안정보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대안정보로 인공지능(AI) 기반 머신러닝 모형을 구축할 경우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데다 대부분 비정형 데이터로 재무정보보다 처리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적합성을 높이려면 정확하고 균질한 정보 사용이 중요한데 대안정보의 경우 편차가 심하거나 가치 없는 데이터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어 모형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라며 “대안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보도 필수인데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미국, 중국 등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대안신용평가 시장이 열리고 있다. 2020년 8월 소위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의 각 개정안)’의 시행으로 이종산업간 비금융정보를 결합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카드사 중심으로 대안신용평가에 뛰어드는 추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골 고객 비중, 고객 리뷰, 반품률 등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6월 통신료 납부 정보 등을 활용하는 새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대출에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마련한 상태다.
박 연구원은 “중금리 대출, 선구매후결제(BNPL)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보완과제에도 불구하고 대안신용평가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금융사들은 장기적인 대안정보 적용 전략을 수립하고 금융당국도 부작용 방지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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