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겠다는 금융노조의 이기심

2022. 8. 2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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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서 93.4%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 결과를 설명하고 추후 파업 일정을 소개했다.

23일 서울에서의 총파업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지역별 결의대회를 거친 뒤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번다고 무조건 파업해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고 자리는 유지하겠다'는 금융노조의 파업은 타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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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DB


지난 19일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서 93.4%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 결과를 설명하고 추후 파업 일정을 소개했다. 23일 서울에서의 총파업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지역별 결의대회를 거친 뒤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파업이 실시되면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노조안의 핵심은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근무, 영업점 폐쇄 금지’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원에 달하고 올해는 지난해를 웃돌 것이 유력하다. 돈을 많이 번다고 무조건 파업해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혹독한 여건 속에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수익을 냈다면 합당한 임금 인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은행 상황이 그런가. 올 상반기 은행의 이자이익은 2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1000억원(18.8%)이나 늘었다. 은행이 치열한 경쟁과 연구 끝에 이익을 창출한 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덕분에 대출이자를 올려 돈잔치를 벌인 것이다. 코로나가 닥친 이후 이처럼 가만히 앉아 돈버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이 계속됐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연초 300% 남짓한 성과급을 직원들에 지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6.1%는 올해 공무원(1.4%)은 물론이고 100인 이상 사업체(5.3%)의 평균 임금 인상률도 뛰어넘는다. 노조에 이자 부담의 고통에 신음하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주 36시간 근무와 영업점 폐쇄 금지 주장 역시 기가 찰 뿐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를 빌미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은행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노사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원상 회복하지 않아 오후 3시30분이면 문을 닫는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은행 가려고 연차 쓴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아예 금요일에 격주로 쉬겠다고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영업점 폐쇄 중단을 내세우는데 은행원들이 전처럼 1시간만 더 일해도 소비자 불만은 줄어들 것이다.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고 자리는 유지하겠다’는 금융노조의 파업은 타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당장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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