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재개 합의한 둔촌주공..입주권 매수 어떨까

2022. 8.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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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장진단]
분담금 아직 '오리무중'..급반등 쉽지 않아

“공사 재개 합의와 함께 대출 만기 연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집주인은 입주권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매수자들 역시 아직까지 관망세에 가깝습니다.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약 4개월 공사가 중단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올해 11월 재개된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넘어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가 된다. 2019년 12월 착공했지만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문제가 커졌다. 결국 지난 4월 15일 공정률 52%, 골조 공사가 20층 정도 마무리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중단과 함께 대출 만기 도래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둔촌주공 조합원 입주권 가격 역시 대폭 하락했다.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안함을 느낀 조합원 매물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매도 호가 역시 최고가 대비 4억~5억원 가격이 급락했다.

지속적으로 떨어졌던 둔촌주공 입주권 가격이 공사 재개 소식과 함께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을 모은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매경DB)

▶10월 총회 거쳐 11월 공사 재개

▷늦어도 내년 1월 일반분양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 양측은 8월 11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 중재자로 나섰던 서울시는 지난 5월 말 첫 중재안을 제시한 이후 조합과 시공단 양측을 각각 10차례 이상 만나 이견을 조율해왔다. 양측은 기존 공사비 증액에 대한 한국부동산원 재검증, 합의일로부터 60일 내 분양가 심의 신청, 일반분양·조합원분양, 설계·계약 변경, 검증, 총회 의결, 공사 재개, 합의문 효력과 위반 시 책임 등 8개 쟁점 사항에 합의했다. 다만 그간 핵심 쟁점이었던 ‘상가 분쟁’ 관련 내용이 합의되지 않아 양측은 지금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합의안은 서울시 중재안을 바탕으로 그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상가 분쟁’과 관련한 조항의 문구를 구체화해 일부 수정했다. 합의문에는 “조합은 2022년 4월 15일 이전까지 시공사업단이 수행한 상가 관련 공사 부분을 인정하고, 합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2021년 4월 이후 의결된 상가 관련 일체의 총회 안건 취소와 PM사 간 분쟁(PM사 상가 유치권 행사 포함)의 합의 사항 등’에 대해 총회에서 의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시가 마련한 쟁점 사항 9개 조항 모두에 양측이 합의하면서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될 수 있게 됐다.

양측 합의로 8월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 기간도 6개월간 연장될 전망이다.

조합은 오는 10월 새 집행부 선임과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총회를 열고 11월 일반분양 승인 신청, 12월 관리처분 총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조합 측은 “공단과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올해 11월 공사를 재개하고 내년 1월 일반분양이 가능하게 됐다”며 “일반분양 일정이 많이 지연된 만큼 분양가 산정 방법 등을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입주권 가격 다시 반등할까

▷시장 침체 맞물려 급반등 어려워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단이 공사 재개에 합의하면서 둔촌주공 조합원 입주권 가격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

조합원 입주권 매매는 현행법상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실거주한 물건에 대해서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있다. 또 착공 후 3년 내에 준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3년 이상 보유자에 한해 전매를 허용한다. 둔촌주공의 경우 올해 12월이 되면 이 기간을 채운다. 현재 매매가 가능한 물건에 더해 향후 거래 가능한 매물까지 벌써 시장에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원 입주권 중 전용 84㎡를 배정받는 기존 전용 51㎡(저층) 입주권 매물은 17억~18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전용 84㎡ 배정 입주권은 기존 전용면적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공사 중단 이전까지 호가는 21억~24억원에 달했으며 한때 22억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

하지만 4월 이후 5개월째 공사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일부 조합원들은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를 내놓기 시작했다. 때마침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둔촌주공 입주권 가격은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용 110㎡(43평형) 배정 입주권도 마찬가지다. 둔촌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 110㎡ 입주권이 2월 말에 마지막으로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같은 조건 매물이 25억원에 올라왔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매물 역시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둔촌주공 고층3단지 매물은 7월 26건에서 8월 32건으로, 고층4단지는 같은 기간 35건에서 43건으로 늘었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공사 재개 합의로 더 이상 입주권 가격의 급락은 없겠지만 추가 분담금 문제 등의 영향으로 당장 입주권 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시공사업단은 공사 중단에 따른 금융비용과 장비 임대료, 관리비, 공사 재개를 위한 비용 등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증액된 공사비 5200억원을 감안하면 지출 금액은 더 커진다. 이는 모두 조합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4786가구)이 많아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공사 중단에 따른 비용 추가로 조합원 모두 막대한 추가 분담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정비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일반분양으로 얻는 수익이 비용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며 “분양 수익을 고려하더라도 조합원 1인당 최소 1억원 이상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2% 하락했다. 2019년 4월(-0.4%)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둔촌주공 입주 날짜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입주권 가격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착공 초기만 해도 둔촌주공은 2023년 8월 입주 계획이었다.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되면서 인근 중개업소들은 아무리 빨라도 2024년 하반기는 돼야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입주권 가격은 여러 불안 요소가 반영된 가격인 만큼 저평가돼 있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실제 일부 집주인은 공사 재개 이후 이전 대비 호가를 올려 매물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둔촌주공과 비교할 만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인데 전용 84㎡가 최근 21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며 “현재 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이 17억원 전후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추가 분담금을 감안해도 지금이 저평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3호 (2022.08.24~2022.08.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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