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타구를 건져낸 김하성, 팀 동료·팬 모두가 놀랐다
[유준상 기자]
더 이상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팬들은 김하성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22일(한국시간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파크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서 2-1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며 4연전을 2승 2패로 마무리했다.
▲ 22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서 6회초 호수비를 선보인 김하성 |
ⓒ 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 |
팀이 0-1로 지고 있던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워싱턴 2번타자 알렉스 콜이 친 타구가 3루 쪽에 높이 떴다.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 3루수 매니 마차도와 함께 유격수 김하성 역시 빠르게 달려왔다.
나머지 두 명의 야수가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이 끝까지 집중한 김하성은 몸을 던졌다.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파울타구를 건져내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눈 앞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일어나 김하성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꽤 긴 시간 동안 팬들의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마차도와 프로파는 물론이고 선발투수 션 머나야 역시 두 팔을 번쩍 올려 감탄했다. 펜스와 강하게 충돌한 김하성은 다행히 스스로 움직여 원래 있던 자리로 향하면서 남은 이닝를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김하성의 수비로 분위기를 바꾼 샌디에이고는 6회말 곧바로 조쉬 벨의 투런포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7회까지 던진 마나야에 이어 등판한 구원투수들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팀의 리드를 지켰다.
현지 중계방송사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하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구가 뜬 순간) 마차도가 못 잡을 것 같아서 내가 잡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마차도는 좋은 선수다. (그가) 같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라고 팀 동료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 그라운드에 있던 팀 동료들은 김하성의 호수비에 미소를 지었다. |
ⓒ 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 |
원래 잘했던 수비, 더 늘었다
김하성 특유의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는 미국에 오기 전부터 장점으로 꼽혔다. 풀타임 시즌을 뛰기 시작한 2015년부터 6년간 매해 1000이닝 이상 수비에 나서면서 키움 히어로즈 내야진의 한 축을 지켰다.
그런데 KBO리그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김하성은 올 시즌 3루수와 유격수로 각각 171⅓이닝, 763⅔이닝을 소화했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첫 1000이닝 시즌을 보낼 것이 확실시된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두 포지션을 통틀어 실책이 단 5개밖에 없다는 점이다. 포구 실책은 세 차례, 송구 실책은 두 차례뿐이었다. 빅리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20년 김하성이 20개의 실책을 범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비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22일 인터뷰서 김하성은 "매 경기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고 타격이 좀 안 될 때 수비에서 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수비가 잘 풀리기 시작하자 공격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에게는 'Awesome(놀라운) Kim'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이제는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와일드카드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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