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의 진실] 코로나 걸린 후 한 달 이상 기침, 무슨 문제?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8.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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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사회-헬스조선 공동기획] 롱코비드 바로알기 ①​
코로나19 감염 후 4주 이상 기침이 계속된다면 롱코비드를 의심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는 기침 증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롱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올해 2~3월 코로나 대유행 당시 확진자 중에서도 코로나 후유증이 여전하다는 사람도 많다.

롱코비드 치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헬스조선이 대한이비인후과학회·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와 함께 롱코비드의 주요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 순서는 코로나19 최다 후유증으로 알려진 '기침'이다.

◇롱코비드 판단 기점 '4주'
롱코비드를 판단하는 시점은 감염일로부터 4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발열, 인후통,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감염 후 3~4주가 지나면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4주가 지나고 나서도 코로나 증상이 계속되거나 4주가 지난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롱코비드'로 진단한다. 롱코비드는 적어도 2~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롱코비드는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 후유증은 코, 귀, 호흡기, 혈액, 심혈관, 정신적인 문제, 콩팥, 피부 등에서 발생한다. 이 같은 증상은 여러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코로나 확진자의 22~40%가 한 가지 이상의 롱코비드 증상을 경험한다.

여러 롱코비드 증상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 기침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흔한 롱코비드 증상은 기침이고 그다음으로 목소리 변화, 후각저하, 난청·어지럼증, 이명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장연일 교수는 "코로나19는 발열, 인후통,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와 같은 급성 상기도 증상만 유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격리해제 후에 지속적으로 우리 몸에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라며, "코로나 감염 이후 신체에 변화가 생겼다면,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인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침 신경 감염·염증 등 추정 원인 다양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해 생긴 기침은 일반 만성 기침과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후두 내시경검사 등 진료를 해보면 대부분의 롱코비드 환자에서 후두염과 기관염이 확인된다.

분당 리앤홍이비인후과 이현종 원장은 "약 3000여 명의 코로나 환자 중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롱코비드 환자를 검사한 결과, 이들에게서는 후두 위쪽인 성문상부(supraglottis)나 기관 쪽에 충혈과 발적이 동반된 후두염, 기관염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 때문에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롱코비드 기침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관지 등 호흡기 점막을 손상해 기침을 유발한다는 의견도 있고, 바이러스가 기침을 관장하는 미주 신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희진 교수는 "기침은 상기도의 자극이 뇌와 뇌간의 운동신경으로 전달되면서, 늑간 근육과 횡격막이 움직여 발생한다"며 "최신 연구에서는 기침 유발 미주 신경이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감염 후 신경염증 반응이 생겨 기침 반응 과민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도 본다"고 했다.

◇호흡기 염증·기침 과민 반응, 약물치료 가능
롱코비드 기침과 기존 기침은 원인이 다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법은 크게 다르진 않다. 단, 코로나 감염 4주 이후에도 기침이 계속되는 '만성 기침'이라면, 다른 원인이 없는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동반질환 여부에 따라 치료법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폐 검진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폐에 다른 질환이 생긴 건 아닌지, 폐 섬유화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동반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 가래 섞인 기침이 계속된 일부 환자는 폐렴이나 폐 섬유화가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후비루, 인후두 역류, 천식, 기도 감염 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질환들은 기침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원인 질환 치료를 해야 기침도 해결할 수 있다.

만일 폐질환이 없고, 기타 기침 유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면 된다. 후두염 또는 기관염 환자라면, 기침억제제 처방과 후두 내 자극을 감소시키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이현종 원장은 "항생제 없이 기침억제제 처방과 후두 내 자극을 감소시켜주는 치료를 하면, 회복 기간이 단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후두염이나 기관염도 확인되지 않고, 기침 반응 과민도가 높아진 것으로 진단된다면 기침 과민도를 줄이는 신경 관련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김희진 교수는 "롱코비드 기침은 코로나 초기 기침에 사용하는 코데인 등 진해제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급성기 하기도 감염에 효과가 좋은 스테로이드도 기침에는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침 과민도를 줄이기 위한 약물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면서 후두 자극 요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후유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더 오래가거나,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며 "롱코비드 기침으로 일상이 불편하다면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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