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하고 배송하고"..삼성·LG가 미래 먹거리로 꼽은 '이것'

한예주 2022. 8.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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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서비스 로봇 시장 공략.."키 플레이어 없어 잠재력 기대"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 [사진제공=삼성전자]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무인화와 자동화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로봇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하고 신사업에 뛰어드는 회사가 늘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산업용 로봇이 아닌 서비스 로봇 공략에 팔을 걷었다. 식당에서 음식을 전달하거나 커피를 제조하고 편의점에 물건을 배송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생활밀착형 로봇'이 성장성을 더 높게 판단한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KT와 손을 잡고 서비스 로봇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 및 정부 로봇 과제 협력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LG전자는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를 앞세워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빙 로봇, 안내 로봇, 배송 로봇 등 총 7종의 서비스용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일찍이 이 같은 생활 밀착 로봇 시장에 발을 들였다. 2017년 CES 때 처음 가정용 잔디깎기 로봇과 공항용 안내 로봇을 선보인 이후, 웨어러블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인수하며 시장 진출에 신호탄을 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첫 해인 2018년엔 산업용 로봇 제조회사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이어 로보티즈,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했다.

지난 2020년엔 조직개편을 통해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의 로봇사업담당으로 이관하며 진열을 정비했다. 로봇사업은 지난해 7월 사업이 종료된 휴대전화(MC) 부문을 대체할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회사 내에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로봇 관련 전문가와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미국 보스턴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협업을 실시했다. 최근 로봇 과학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반의 차세대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다소 늦은 지난해 12월 로봇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2월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직속의 '로봇사업화 전담팀(TF)'을 신설한 후 지난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며 로봇산업 강화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미래 신사업 분야에 450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로봇이 신사업 분야에 포함됐다. 대규모 투자인 만큼 향후 인수합병(M&A)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대표는 최근 제 53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 첫 행보는 로봇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초엔 로봇사업팀과 관련해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하드웨어 개발, 상품기획, 로봇 규격 등 총 19개 직군에서 관련 인재를 대규모로 채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가사 로봇인 '삼성 봇 핸디'와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 AI 아바타를 비롯해 '삼성봇 서빙'(음식 서빙), '삼성봇 가이드'(고객응대), '젬스'(웨어러블 보행 보조)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로봇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2020년 통계를 기준으로 작성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35억7000만달러(약 27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44.9% 성장해 2026년엔 약 2126억1000만달러(약 251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나아가 제조업 공정 자동화 등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일본의 화낙(FANUC)과 야스카와전기, 독일의 쿠카(Kuka) 등 글로벌 업체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주요 기업들이 서비스 로봇 시장 진출에 나서는 배경이다.

서비스 로봇 시장 전망도 밝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지난해 20조원에서 2년 뒤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전세계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46억달러(약 5조4100억원)에서 2022년 115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연평균 35.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로봇 산업 관계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은 현대로보틱스 등 오래 전부터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다소 레드오션"이라며 "그렇지만 서비스 로봇은 이제 막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의료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시장을 주도하는 키 플레이어가 없어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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