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에 막 내린 '청춘야구단'의 이야기
[유준상 기자]
프로 진출이라는 꿈을 바라본 청춘들의 이야기가 모두 마무리됐다. 올초부터 코칭스태프 구성, 선수 모집 등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팀이 된 이들은 작별의 시간을 피할 수 없었다.
▲ 20일 밤에 방송된 KBS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 마지막회 |
ⓒ KBS |
계획에 따르면, 청춘야구단은 트라이아웃 이후 일본 독립리그 올스타와 맞대결을 갖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올여름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금증과 독립리그 소속 선수들의 감염 확산을 이유로 '한일전'이 무산되고 말았다. 결과를 떠나서 한 번쯤 일본과 붙고 싶었던 선수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병현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후 수 개월간 청춘야구단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나와 소감을 밝혔다. 일부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한 영상이 방송에 다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며 농담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야구 장비를 잠시 내려놓고 음식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운 선수들은 여전히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독립리그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경우 멘탈 및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지만 아예 야구를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방향을 찾으려는 선수도 존재했다.
해단식에 함께하진 못했어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들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상 때문에 일찌감치 중도 하차한 투수 유욱현은 자격증 취득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고 '비선수 출신'으로 눈길을 끈 투수 이동규는 이달 29일에 열리는 KBO 트라이아웃에 맞춰 몸을 만드는 중이었다.
야구와는 조금 거리가 먼 직업을 택한 선수도 있다. <청춘야구단>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밝히면서 은퇴 경기를 치른 외야수 최현성이 그 주인공이다. 헬스 트레이너의 꿈을 꾸게 되면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 20일 밤에 방송된 KBS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 마지막회 |
ⓒ KBS |
팀 훈련과 자체 청백전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스케줄을 소화한 청춘야구단은 그동안 총 다섯 번의 프로 팀 평가전을 치렀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고양 히어로즈, NC 다이노스(C팀), SSG 랜더스까지 퓨처스 팀과 평가전을 치르며 실력을 점검하고 이 과정에서 탈락하는 선수가 발생했다.
20명 넘는 선수가 모두 제 기량을 뽐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선수가 몇몇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투수 정윤환이다. 첫 경기였던 KIA전부터 호투를 펼치면서 트라이아웃서도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향후 스카우트의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야수 중에서는 황영묵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프로그램 도중에 합류하게 된 황영묵은 고양, NC(C팀)을 상대로 4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타격에 있어서 잠재력을 확인했다. 트라이아웃에서는 NC를 포함해 무려 4개 팀이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밖에 외야수 김승준, 내야수 이시맥 등의 이름도 트라이아웃서 호명됐다. 프로 무대에 비해 비교적 관심이 적은 독립리그를, 또 독립리그서 뛰는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일반 대중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분명 성과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일본 독립리그 올스타와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더라도 마무리가 뭔가 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다. 7년 전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의 축구판으로 제작됐던 <청춘FC: 헝그리 일레븐>보다 조명을 덜 받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기적으로 '야구의 인프라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고민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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