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상 콘텐츠②] 유튜브·OTT 속 '키즈 콘텐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좋은 내용인지 먼저 부모가 판단해야..보여주더라도 같이 보고, 보고 난 후 상호작용하는 것 필요"
“영상을 보여주면서 얻는 것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있기에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이왕 봐야 한다면 좋은 콘텐츠를 보게 하고 싶지만, 아이의 흥미와 교육적 측면 사이 선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항상 고민이 되고, 어려운 문제다.”
9살과 4살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성 A씨가 토로한 고민이다. 이는 부모라면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이기도 하다. 아이가 TV 또는 모바일 화면에 푹 빠진 사이 잠깐 미뤄둔 일을 하기도 하고, 울며 고집부리는 아이를 빠르게 달래는 수단으로도 쓰이기도 하지만, 혹여나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OTT가 확대한 키즈 콘텐츠 ‘다양성’
현재 TV, 유튜브와 IPTV,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 교육 버라이어티부터 애니메이션, 동물 다큐, 장난감 리뷰 영상까지. 장르와 소재, 내용 또한 다채로워지면서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한 고민거리가 생기기도 했다.
OTT 키즈 탭에서는 ‘아기공룡 둘리’,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와 같은 과거 애니메이션은 물론,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이 대거 공개 중이다. 각종 해외 애니메이션은 물론, 동물 다큐멘터리 등 생소한 장르들까지도 시청할 수 있다. 어린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KT, SK브로밴드, LG유플러스 등은 교육과 접목한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기도 한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출연하는 ‘키즈랜드 동화책’을 비롯해 자연 다큐멘터리에 뽀로로를 등장시켜 흥미를 유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어린이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한 PD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과거는 물론 지금도 지상파 등 TV 플랫폼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규모 있게 제작하지 않는다. 그러나 글로벌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OTT 플랫폼은 제작 규모도 크고, 그러다 보니 더 색다른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이 되는 것 같다. 지상파와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고, 여러 종류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장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려되는 유튜브 콘텐츠,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러나 누구나 제작하고, 게재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선 불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보편화된 키즈 콘텐츠 플랫폼은 유튜브지만, 유해한 영상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어 늘 우려를 모으고 있다. 키즈 전용 유튜브가 있지만, 이 역시도 유해 영상들을 완벽하게 걸러내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상파와 같이 검증된 인력이 제작하거나 내용을 심의해 유해 부분을 근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한다는 것이 부모들의 걱정이었다. 앞서 영상 콘텐츠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A씨는 장난감 또는 과자 등을 소개하고 리뷰하는 영상을 언급하면서 “장난감이나 젤리 먹방 같은 영상을 보면 아이가 사달라고 하는데, 그럴 때면 이걸 보여줘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되곤 한다”라고 말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PD 또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영상이나 이런 부분들은 아이의 눈길도 확실히 끌고, 수익 구조도 확실하다. 그러나 아이들을 현혹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청 환경의 변화가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 동풀잎 교수는 “많은 성인들은 최대한 유아에게 미디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 디지털 콘텐츠를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에 주목한다. 평소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유아들은 이러한 빠른 사회적 흐름에 따라가기 어려워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게 될 수 있다”고 영상 콘텐츠의 필요성을 짚었다.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유아가 미디어를 잘 활용한다면 긍정적이고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이를 잘못 활용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통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지옥정 명예교수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영아가 너무 이른 시기에, 돌도 되기 전부터 보여주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한 시기에 접한다면 자극적인 영상과 움직임 때문에 신체적인 발달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영상은)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자극이므로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그냥 받아들이는 입장이 된다. 보여 주더라도 좋은 내용인지 먼저 부모가 판단하고, 보여주더라도 시간을 정해 같이 보고, 보고 난 후 상호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이슈] ‘새로운 마케팅’이 뉴진스 성공 비결?…하이브·민희진 브랜드 없었다면
- [D:현장] 강원래, 22년 만에 다시 추는 춤…클론 6집도 기대
- [D:방송 뷰] '모범가족'의 아쉬운 성적표…넷플릭스의 K-콘텐츠 다작 전략, '남발'로 변하나
- [D:이슈] 창작 뮤지컬도 스크린으로…‘투란도트’ 도전의 의미
- [D:FOCUS] 지창욱 "'시간은 내 편'이란 것 알아…차근차근 걷고 싶다"
- 정진석 "윤 대통령, 명태균이 경선 룰 간섭해 매몰차게 끊었다"
- 與, '돈봉투 살포' 윤관석 징역형에 "민주당, 쩐당대회 진실 고백하라"
- 주진우 "5월 29일 산 연어로 6월 18일에 술파티를?…이재명, 거짓은 그만"
- 15세 이용가에 이 내용이?…독자들도 놀라는 수위 [아슬아슬 웹툰·웹소설①]
- ‘부상 병동’ 위기의 대한항공? 아직 정한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