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 시장 가격으로 그림 판매'..신세계가 인수하는 '서울옥션'은 어떤 곳?

황윤주 2022. 8. 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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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갤러리 '가나아트'가 운영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점유율 1위
2007년 박수근 '빨래터' 韓 현대 작품 최고액
위작 논란 불거지며 신뢰 타격
2008년 '서울옥션'으로 상장
2015년 연매출 1000억 첫 돌파
2021년 국내 경매시장 급성장
서울옥션이 35.6% 차지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서울옥션은 1998년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이 설립한 국내 미술품 경매 회사다. 이 회장은 국내 최초로 1990년 가나아트 갤러리를 '법인' 등록했고, IMF 한파가 휩쓸던 때 국내 최초로 미술품 경매 회사 '서울경매(서울옥션 전신)'을 세웠다.

서울경매가 만들어진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였다. 1990년 이전에는 국내 그림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화상들이 그림 가격을 책임지는 분위기였다.

1991년 걸프전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림 가격이 매년 떨어지기 시작했다. 1997년 IMF가 발생하면서 미술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주요 기업이 도산하고 은행도 버티지 못 할 정도로 살벌했던 시기다.

그림을 사려는 사람이 사라졌다. 오히려 그림을 샀던 고객들은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화랑에 다시 그림을 팔아달라고 부탁하면서 미술품들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

화랑이 이들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지자 이 회장이 미술계 인사 8명과 함께 만든 회사가 서울경매였다. 제1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하고 그림 가격이 싸면 싼 대로, 비싸면 비싼 대로 판매했다. 화랑과 알력 관계인 경매 회사가 국내 화랑들의 숨통을 터준 셈이었다.

◆ '서울옥션'으로 새출발…박수근 작품 최고가, 그리고 상장= 2001년 상호를 서울옥션으로 변경했다. 2008년에는 홍콩 현지 법인인 Seoul Action Hong Kong Limited에 출자해 계열회사로 추가하고 제1회 홍콩경매를 개최했다.

서울옥션은 2008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전 2007년 5월 경매에선 한국 현대미술 작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 박수근의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그러나 곧 해당 작품은 위작 의혹이 불거지며 서울옥션에 위기가 찾아온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빨래터'에 대해 진품 판정을 내렸지만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

2010년프린트베이커리와 2014년 eBid Now 온라인 경매를 론칭했다. 2015년에는 서울옥션 설립 후 연매출 1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서울옥션은 2016년 온라인 경매에 특화된 ㈜서울옥션블루를, 2017년에는 미술품 판화 제작 및 판매에 특화된 ㈜프린트베이커리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2019년 지분 일부 매각으로 연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 국내 미술 유통시장 급성장…온라인 경매 급증= 국내 미술품 유통시장의 규모는 2021년 급증했다. 2021년 국내 미술품 유통시장(화랑+경매+아트센터 합산 기준) 규모는 9223억원으로 2020년 대비 180% 증가했다.

이 중 서울옥션이 속한 경매시장의 2021년 규모는 3280억원으로 직전 년도 대비 184% 증가했으며,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6%를 기록했다.

2021년 경매 시장에서 두드러진 모습은 온라인을 통한 개최 건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2021년(11월까지 누적 기준) 온라인 미술품 경매 개최 건수는 202회로 2020년 대비 24% 급증했다.

야요이 쿠사마, Pumpkin. acrylic on canvas,116.7×90.3cm(50), 45.9×35.6in, 1981. (사진=서울옥션)

2021년 국내의 낙찰가 상위 10개 작품 중 9개 작품이 서울 옥션을 통해 거래되었으며, 1위를 차지한 쿠사마 야요이의 '펌킨(PUMKIN)'은 54억5000만원으로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온라인 미술품 판매금액 규모는 547억원으로 오프라인 대비 23% 비중에 그치고 있으나, 2020년 대비 118% 급증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술 시장 내 독보적인 지위와 관심에 힘 입어 서울옥션은 2022년 1분기 기준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점유율 56.9%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강남과 부산의 경매소 및 전시관 이 외에 온라인 경매를 위해 제로베이스(Zerobase)와 온라인 중개를 위한 블랙랏(Blacklo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 글로벌 유동성 확대, MZ세대 유입…커지는 미술시장= 비단 한국 만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도 171억 달러(약 21조원)로 2020년 대비 63% 급증했다. 이는 2014년 179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이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경매시장 위축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있었으나, 전세계의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 MZ세대의 미술 시장에의 유입과 온라인 경매 활성화 영향도 컸다.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며 2021년 경매 건수는 66.3만 건으로 2020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경매낙착률도 69%로 직전년도(61~66%) 보다 상승했다.

국가별 경매 낙찰금액을 비교해 보면, 중국과 미국이 60억달러, 58억 달러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은 2억4000만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직전 한국의 최고 순위는 15위였다.

[참고=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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