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때까지 성장"…'육상 최고 몸무게' 코끼리, 서서 자는 이유 [동물피디아]
지난 6월 서울대공원 아시아코끼리사에서 이혜리 사육사와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제 뒤에 있던 코끼리 한 마리가 눈을 가만히 감았습니다.
“지금 우리 뒤에 있는 코끼리, 뭐 하는 중이예요?”
“자는 거예요”
아, 그렇구나. 당연한 건데, 왜 잔다고 생각 못했을까.
아마 ‘서 있는 상태에서 잔다’라는 관념이 제게 바로 안 떠올랐나 봅니다. 실제로 코끼리는 누워서 자는 시간보다 서서 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다가 위험 상황이 닥치면 바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동물원에서는 야생보다 위험이 적기 때문에 누워서 자는 모습을 좀더 자주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나이 어린 코끼리가 누워서 자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코끼리는 정해진 수면시간대나 수면량이 없습니다.
이 사육사는 “코끼리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동물”이며“나이 많은 코끼리가 서서 자는 건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암컷 아시아코끼리 4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코끼리는 암컷 우두머리가 무리를 이끄는 모계사회 동물입니다. 4마리 중 1965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은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 덩치가 가장 커서 수컷 코끼리로 오해를 받는 리더 코끼리 ‘키마’, 아기 코끼리 ‘희망’이를 낳아서 엄마 코끼리로 불리는 ‘수겔라’, 이렇게 4마리입니다.
엄마 코끼리인 수겔라는 다른 코끼리보다 귀가 좀 더 많이 접혀 있는 게 특징입니다. 제일 덩치가 작은 아기 코끼리 희망이도 엄마를 닮아 귀가 접혀 있습니다.
코끼리가 모계 사회를 이루는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점은 코끼리의 경우 ‘공동 육아’를 한다는 점입니다. 김 사육사는 “수겔라가 희망이를 낳고 상당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었는데 그때 사쿠라와 키마가 도와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수컷 코끼리는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만 엄마와 아주머니 코끼리 틈에서 자랍니다. 사춘기가 되면 무리에서 쫓겨난다고 합니다. 번식할 때만 암컷 무리에 돌아와 짝짓기를 하고 다시 떠나게 되죠.
코끼리는 크게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로 나뉩니다. 2종을 구분할 때 주로 상아로 불리는 엄니를 봅니다. 아시아코끼리 경우 수컷은 대부분 엄니를 가지고 있으나 암컷은 엄니 크기가 작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암수 모두 긴 엄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코끼리는 주로 인도와 스리랑카에 서식합니다.
아시아코끼리의 가장 큰 특징인 코는 물건을 잡거나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코끝에 난 돌기를 이용해 섬세하게 주변을 탐색합니다. 코끼리 귀는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온몸에 털이 나지만 가장 길게 나는 꼬리털은 벌레를 쫓는 데 사용됩니다. 발바닥은 말랑말랑합니다. 현존 육상동물 중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하중을 견디기 위해선 발바닥 역할이 중요합니다. 서울대동물원엔 코끼리 전용 체중계가 있어서 코끼리들을 체중계 쪽으로 한 마리씩 이동시킨 뒤 측정을 한다고 합니다.
왕준열·우수진·이세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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