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레이 특이하게 찍더니 멀쩡한데 째고 수술..기막힌 병원 비밀
[요지경 보험사기]
방사선사는 촬영할 때 A씨의 발가락 두 개를 교차하도록 꺾고, 의료용 종이테이프를 붙여서 촬영했다. A씨의 무릎을 눌러서 압력을 가한 뒤 카메라 각도를 5~10도 옆으로 돌려서 촬영하기도 했다. A씨가 촬영을 마치고 진료실에 들어가자 C 원장은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C 원장은 수술대에 누운 A씨의 발을 절개해 수술한 뒤 봉합은 간호조무사에게 시키고 수술실을 나갔다.
A씨는 수술을 마친 뒤 보험사에 진료기록을 보내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보험사에서 A씨의 수술 전과 후의 X-레이 사진을 확인해보니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이 병원에선 이런 식의 보험금 청구가 반복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보험 사기를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과 의학영상정보 등을 먼저 확보했다. 이후 병원 관계자를 조사해 이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가벼운 증상의 환자를 수술시키기 위해 X-레이 영상을 조작해 촬영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술실에서 절개한 피부를 간호조무사가 봉합한 의료법 위반 혐의도 확인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B 정형외과 병원이 2016년 5월부터 2020년 7월까지 50명의 환자를 상대로 X-레이 영상을 조작하고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시행한 혐의를 파악했다. 이를 통해 보험사에 청구한 보험금은 총 8억1518만원이었다.
이 병원은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없는 비급여 치료를 할 때 보험금을 받아내기 위해 진료기록에 암호코드를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도수치료 P’라는 처방을 내렸다. 이는 병원 내에서 도수치료가 아닌 고주파 열치료와 운동치료를 실시하란 암호코드였다.
고주파 열치료는 보험금 청구가 안 되는 비급여 치료라서 진료기록에는 보험금 청구가 되는 도수치료로 표기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환자 578명이 실제로는 비급여 치료를 받고 보험사에 도수치료를 받았다고 청구한 보험금은 2억6577만원이었다.
부산지검은 지난 3월 B 정형외과 병원의 C 원장과 방사선사를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사기,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술실에서 절개된 피부를 봉합한 간호조무사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1심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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