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스타항공 직원 "살려달라" 호소

배성은 입력 2022. 8. 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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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운항 재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직원들이 회사 살리기에 직접 나섰다. 현재 이스타항공 500여명의 직원들은 급여반납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고, 다시 돌아와야 할 1000여명의 동료들이 아직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단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항공사가 항공기를 운항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AOC 발급을 앞두고 모든 절차가 중단됐다”며 “AOC 발급이 중단된다면 이스타항공은 다시 한번 파산의 위기를 맞게 되고 우리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자대표단은 “이스타항공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결과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다만 공정한 수사와 별개로 수사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AOC 발급 절차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OC 발급을 통해 영업을 시작하고 매출이 발생돼 회사가 유지될 수 있어야 우리 근로자들이 살아갈 수 있다”며 “어떠한 회사도 영업활동과 매출이 없이 수개월을 버틸 수는 없다”고 했다. 현재 휴직 직원과 협력사 직원까지 2000명이 넘는 인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직원들이 퇴사를 고민하고 있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협력업체 직원들의 일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우리 근로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근로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날 조종사 노동조합도 “회사에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벌과 삶은 함께 가야 한다. 그렇기에 수사와 회사의 경영은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종사 노조는 “어느 기업도 영업활동 없이 매달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보며 존속할 수 없다”며 AOC 발급 절차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AOC(항공운항증명) 발급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경찰 수사로 항공기 운항의 필수 조건인 AOC 발급 절차가 지연되면서 직원들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스타항공 직원 530여명 대부분이 1년 넘게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출근을 하고 있는 350여명은 임금의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나머지 직원은 임금을 모두 반납하고 휴직에 들어갔다. 특히 9월 말이나 10월 초에 LCC에 대한 정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라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의 한 직원은 "교육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택배 상하차, 대리운전 등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국토부는 항공사의 AOC 수검 절차에서 협력사인 지상조업사들의 인력, 설비 등도 조사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AOC를 발급받아 2년여 만에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이에 조업사들도 수십억원을 들여 장비 투자, 인력 교육을 해놨지만 AOC 발급이 지연되며 유지비만 나가고 있다. 여행사, 보딩패스 인쇄업체 등도 마찬가지다. 일부 협력사들은 무급휴직 전환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측은 "현재 이스타항공은 항공기와 필요인력, 시스템 등 재운항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고 추가 항공기 도입과 운항 재개를 위해 직원들의 재자격 훈련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상적인 영업활동의 개시가 늦어질 경우 항공기 도입 등 모든 절차의 차질이 불가피해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다시 회생하기 위해서는 영업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스타항공은 재운항 시점이 늦어짐에 따라 직원들과 협력사의 피해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사와 함께 재운항을 위한 절차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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