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200만 개미 울때..그 회사 전 CEO 300억 '잭팟' [뉴스원샷]

최은경 2022. 8.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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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최고점 대비 반토막 나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김정민 기자


지난 16일까지 주요 기업들이 올 상반기 경영 현황과 실적 등을 담은 반기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성과·인력·고용·재고·시장점유율 등과 관련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수치가 있었다. 소액주주 현황이다. 주식 하락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주’로 불리는 기업들의 소액주주 수가 크게 늘어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소액주주 수는 592만2693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506만6351명에서 85만6342명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39억5990만2598주로 총 발행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6.33%다. 지난해 말 65.71%에서 0.6%포인트 늘었다.

이른바 ‘개미’라 불리는 소액주주는 총 발행 주식 수의 100분의 1에 못 미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를 말한다. 소액주주가 많다는 것은 회사의 주식이 대중에 분산돼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카카오 소액주주 800만 명 육박


또 다른 국민주 카카오 역시 소액주주 수가 지난해 말 191만8337명에서 올 6월 말 204만1314명으로 늘었다. 소액 주식 수는 2억7958만5449주로 총 발행 주식 대비 비율이 60.76%에서 62.84%로 2.08%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 상반기 두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며 개미들을 울렸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올 초까지도 ‘10만 전자’를 기대했지만 8월 19일 기준 주가는 6만900원으로 1월 3일(7만8600원) 대비 22.5% 떨어졌다. 최근 1년 동안 최고점(8만800원)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24.6%로 높아진다. 카카오는 더하다. 현재 7만6700원으로 올 초와 대비 하락률은 33%이며 최고점인 15만7500원의 절반보다 낮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침체했지만 연초 대비 코스피 하락률(16.5%)보다 더 못한 성적표다.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은 두 기업 주식에 대한 매도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액주주가 늘어난 배경의 하나로 금융투자업계는 하락장에서 추가 매입하는 ‘물타기’를 들었다.


‘개미’ 목소리 커지면서 주주환원책 환기


이런 가운데 조수용·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해 300억원대 보수를 받았다는 게 반기보고서를 통해 알려지면서 개미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조 공동대표, 여 공동대표는 각각 361억4700만원(스톡옵션 337억5000만원), 332억1700만원(318억2천4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도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5월 발간한 ‘2021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현금배당, 지속적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삼성 IR 자료 포맷 25년째 같아” 견해도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 수를 소각해 발행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당 가치를 높여 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것으로 배당 확대와 함께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업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 전문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목적은 대부분 단기 주가 차익인데 선진 시장과 비교해 삼성전자 등은 주가 방어를 위한 노력을 크게 하지 않는다”며 “또 2년여 전부터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이 기업설명(IR) 자료 형식을 바꾸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25년째 같은 포맷”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것부터 바꿔나가 큰 변화를 시도할 시점이라는 게 이 전문가의 견해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592만2693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5만6342명 늘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연합뉴스


KB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0년간 평균 주주환원율(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28%로 미국(89%), 미국 제외한 선진국(68%), 이머징 국가(38%), 중국(31%)보다 낮다. 선진국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주주환원정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지난해 9월 855억 달러(약 113조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했다. 이 회사가 지난 10년간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4670억 달러(약 620조원)에 이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 상 2018~2020년 같은 특별배당 가능성이 2021~2023년에서는 희박해지고 있다”며 주주환원율이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귀로 경영 구조가 바뀌면서 주주 중심의 새로운 계획이 나올 수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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