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여정의 무례한 담화, 北의 위험한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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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겹기까지 하다.
북한이 우리를 향해 쏟아내는 조롱과 폄훼의 막말은 도를 한참 넘어선 지 오래됐다.
너무 오랫동안 인내한 탓인지 북한이 꺼내는 이른바 '담화'에는 욕설과 비아냥거림의 언어가 생략된 문장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한창 죽고 죽이며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도 이런 막말은 오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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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겹기까지 하다. 북한이 우리를 향해 쏟아내는 조롱과 폄훼의 막말은 도를 한참 넘어선 지 오래됐다. 그들은 원래 그렇다고 자위하며, 우리는 그 막말에 혹시 들어 있을지 모를 깊은 뜻을 습관처럼 분석해 왔다. 너무 오랫동안 인내한 탓인지 북한이 꺼내는 이른바 ‘담화’에는 욕설과 비아냥거림의 언어가 생략된 문장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8·15 제안에 대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19일 담화는 막말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듯했다.
요지는 두 가지였다. ①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②남한의 대통령이란 자들은 왜 다 그 모양인가. 김여정은 핵을 북한의 ‘국체’라 규정하며 경제협력이란 ‘물건짝’과 흥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비핵화란 전제부터 잘못됐다면서 “절대 상대해주지 않겠다”고 했다. 나머지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명박부터 문재인 윤석열까지 남한의 전현 대통령을 욕하는 말이었다. “담대한 구상이란 건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 “한때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의아를 선사하던 사람(문재인)이 사라지니 이제 제멋에 사는 사람이 또 하나 권좌에 올랐다.” “개는 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가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윤석열)이란 것도 다를 바 없다.”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어리석음의 극치…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 하나마나 한 헛소리.”
지금 한창 죽고 죽이며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도 이런 막말은 오가지 않는다. 사생결단의 패권 싸움 중인 미국과 중국도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 정치적 언어에 신경을 쓴다. 외교적 관계에서 이렇게 공식적인 욕설을 줄창 듣고 사는 건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핵을 들고 협박해 살길을 찾으려는 북한의 행태는 칼을 들고 협박해 돈을 뜯어가는 깡패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데, 깡패짓을 하면서 깡패의 말버릇이 일상화됐다. 지난 5년간 선의의 기대를 품고 “삶은 소대가리(문재인)”라는 욕설까지 받아줬더니 “짖어대는 개(윤석열)”라는 새로운 욕설이 등장했다.
비핵화 의사 표명마저 거부한 북한의 선택은 명백한 오판이다. 경제협력보다 체제보장을 원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핵을 들고 설칠수록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길이 멀어진다는 것을 극구 수긍하지 않고 있다. 관계 개선을 서두르기보다 북한의 근본적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 됐다. 먼저 말버릇부터 고치게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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