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불가' 취약계층, 자비로 숙소 부담 '이중고'
[앵커]
코로나19 소식입니다.
신규확진자 수는 일주일 전보다 만 명 정도 늘어난 13만 8천여 명입니다.
위중증 환자는 492명, 사망자는 83명으로 112일 만에 가장 많습니다.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치료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에 감염돼도 마땅한 격리 공간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감염 이후 갈 곳이 없어진 중증 장애인과 쪽방 주민 같은 취약 계층들 얘깁니다.
원동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창문도 열리지 않는 비좁은 고시원 방, 이곳에 사는 중증 지적 장애인 김모 씨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화장실과 주방을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재택치료는 아예 불가능했습니다.
[관할 보건소 담당자/확진 당시 통화/음성변조 : "자택에서 격리하는 거 아니고 다른 격리시설을 원하시는 분들은 자율로 알아보셔야 하는데, 개별적으로 다 이제 비용 지불하시고..."]
보건당국이 이렇게 격리 장소를 '자율적으로' 마련하라고 했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습니다.
취약계층 확진자도 갈 수 있었던 생활치료센터는 지난 6월,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김○○/고시원 거주 확진자 : "환자가 아프면 들어갈 데가 있으면 좋은데 그런 것이 없다고 그러니까 그것은 섭섭하죠."]
결국, 시민단체 도움으로 격리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주장욱/홈리스행동 집행위원 : "들어가셨던 숙소는 1박에 7만 원 하는 곳이었습니다. (저희) 지원을 못 받는다면 현재 생활치료센터도 운영이 중단됐고 정말 대안이 아예 없는 상황인 거죠."]
확진되면 갈 곳이 없는 건 쪽방촌 거주자들도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라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확진자 분리가 필수지만 지금은 확진자가 나와도 딱히 갈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집단 감염이 발생해, 사망도 잇따랐습니다.
[최봉명/돈의동주민협동회 간사 : "한 65명 정도로 기억이 되는데요. 그 정도 가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에 갑자기 생겨버렸었어요. 병원에 이송하셨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고…."]
재택 치료가 불가능한데도 입원하지 못한 확진자는 7월 이후 집계된 수만 약 8백 명.
검사를 꺼리는 경우도 많아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봉명/돈의동주민협동회 간사 : "(쪽방촌 주민 분들은) 실제로 자가 키트 안 하거든요. 격리할 수 있는 그런 적절한 치료 시설로 옮겨져야 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걸렸다는 것을 쉽게 얘기할 거예요."]
방역당국이 취약계층을 위한 소규모 생활치료센터 운영 여부를 지자체와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진척은 없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정현석/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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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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