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주종혁, 바텐더에서 배우 되기까지 "동료들 큰 힘 됐다"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주종혁이 '우영우'로 주변 사람들의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18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주종혁은 극중 우영우(박은빈 분)의 얄미운 라이벌이자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권민우 역에 분했다. 뛰어난 능력의 우영우를 견제하고 모함해 '권모술수'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 그러나 감출 수 없는 허당기와 인간적인 면모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종혁은 2015년 단편영화 '몽마'로 데뷔했다. 드라마 'D.P.', '유미의 세포들1·2', '검은태양', '해피니스' 등 화제의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이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얼굴을 알렸다.
연기로만 한 우물을 팠을 것 같지만 주종혁의 데뷔 전 이력은 생각보다 화려하다. 체육관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밑에서 태권도를 했고, 중학교 1학년 때는 넓게 세상을 보라는 의미에서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뉴질랜드 오클랜드기술대학(AUT)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하다 대학교 1학년 때 군 복무를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주종혁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전공도 살리고 돈도 잘 버는 직업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크루즈에서 바텐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되냐'고 했더니 칵테일을 먼저 배우고 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전역 다음 날부터 청담동에서 2년 동안 바텐더로 일을 했다. 그러다 가게에 자주 오던 PD 형이 회사 신사옥 이전 홍보영상에 출연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줬다. 예전에 영상 속 MBC 큐브를 들고 도망가는 사람이 저였다. 달리기만 엄청 했는데 힘들지만 너무 재밌었고, 이런 세계가 있구나 그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에 호주에서 바텐더 자리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연기가 하고 싶어서 포기했다. 다행히 부모님도 지지해 주셨다. 참고로 저희 부모님은 호텔경영학과를 간 것도, 바텐더를 한 것도 반대하시지 않았다. 제 원래 꿈이 '한국에서 영어 잘하는 체육 선생님'이었고, 나중에는 제 이름으로 호텔을 차리고 싶다로 바뀌어서 대학교를 호텔경영으로 진학했다. 그런데 지금은 배우가 되지 않았나.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해 주신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우영우'가 대박 난 뒤 부모님 반응에는 "지금은 엄마 아빠가 더 연예인 같다. 제가 아빠랑 많이 닮았는데, 연락 안 하던 분들이 TV를 보고 '네 아들이냐'며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아버지 체육관의 학부모님들도 반응이 달라졌다고 한다"며 뿌듯해했다.
이후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던 주종혁은 2020년 카카오M 배우 오디션에서 최고점을 받아 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현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주종혁은 "오디션은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다. 다들 어리고 이런 오디션은 어린 친구를 뽑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독립영화를 한창 할 때라 관계자들이 내 연기를 어떻게 볼까 궁금했고, 떨어질 거니까 편하게 연기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며 "회사를 붙고 친구들 앞에서 오열했다. 친하게 지내는 형 동생들이 여덟 명 있는데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한 명씩 축하해 주러 오다가 모두 모여서 축하 파티를 했다"고 뭉클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언젠가 이런 자리에서 형, 동생들의 꼭 언급하고 싶었다는 주종혁은 나이순으로 이름을 나열해 인터뷰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나이 많은 순으로 김광섭, 이제연, 이홍내, 유의태, 임투철, 박경준, 박성준이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한다. 그리고 장재호 형도 있다. 재호 형은 내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많이 도와줬던 형이다. 다들 연기를 정말 잘한다.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우영우' 이후 주종혁의 다음 행보는 어떨까. 이에 그는 "제 삶은 똑같을 것 같다. 다시 오디션을 열심히 보면서 재밌게 할만한 작품을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또 이번 작품으로 주목을 받은 만큼 오히려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솔직히 갑작스러운 주목이라 적응할 시기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주종혁은 "무엇보다 제 주변 친구들에게 희망이 됐다. '우영우'라는 작품이 저로 하여금 '우리도 잘 된 작품에 주변 사람이 나올 수 있구나', '우리도 가능하겠다'는 목표의식을 심어줬다. 힘든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라 시기 질투보다 진심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더라. 지난해 이홍내 형이 '경이로운 소문'으로 잘 됐고, 나의 '우영우'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모두에게 기쁜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BH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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