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노동인권교육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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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평생교육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20대 초반이었던 나와 친구들은 수업 과제로 '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청년 노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사람이 됐다.
15년 전에도 지금도 노동인권교육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거나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점도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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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평생교육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20대 초반이었던 나와 친구들은 수업 과제로 ‘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우리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 임금체불, 폭언으로 고민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는 주제를 찾게 됐고, 당시에는 생소한 조합이었던 ‘노동’과 ‘인권교육’을 연결해 교육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중에는 노동인권교육을 받아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또 아르바이트는 온전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왜 이 주제를 평생교육에서 다뤄야 하는지 다른 수업 참여자에게 설득할 명분을 찾는 데도 오래 걸렸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청년 노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사람이 됐다. 여러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 일터의 경험을 나눌 때마다 그 수업을 떠올린다. 청년들은 또래 청년들이 일하다가 죽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동료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그만두는 상황을 목격할 때마다 일터를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폭언, 괴롭힘, 무시 등과 같은 폭력을 당했을 때도 일터를 벗어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일터에서 존중보다 차별을 먼저 배우고, 퇴사를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진 이들이 많다. 15년 전에도 지금도 노동인권교육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거나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점도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달라진 점도 있다. 청년들이 이제 형편없는 직장을 과감하게 떠난다는 점이다. 청년 ‘구인난’이 사회 문제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일터를 떠날지도 모른다.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일터도 변해야 한다. 노동인권 감수성은 갈수록 학교나 직장에서 중요해질 것이다. 누구도 존중받지 못한 일터는 이제 외면받을 테니까 말이다. 이것이 지금 노동인권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천주희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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