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점령 1년.. 아프간 아동·여성 '지옥의 나날들'

서윤경 2022. 8. 19.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립병원에 인큐베이터가 없어 조산아는 생명을 잃었다.

찰스 회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월드비전 사무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아프간은 여성과 아동에게 가장 최악의 장소"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찰스 회장은 "아프간은 힘들 때면 10세 미만 여자아이를 남성에게 500~1000달러에 팔고 남은 가족이 생계를 유지한다. 지난 1년간 심화됐다"며 "여아는 노인의 조혼 신부가 돼 신체적 성적 학대를 받으며 가사 일을 한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찰스 아프간월드비전 회장 방한
아동 사망 원인 45% 영양결핍
인구 절반인 1890만명 기아 직면
우크라전 이후 관심·지원 줄어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월드비전 사무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열악한 실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병원에 인큐베이터가 없어 조산아는 생명을 잃었다. 먹은 게 없어 아이에게 모유조차 주지 못하는 어머니는 눈물만 흘렸다.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이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내며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으로 떠올린 장면이다.

찰스 회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월드비전 사무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아프간은 여성과 아동에게 가장 최악의 장소”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출신인 찰스 회장은 25년간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왔고, 2020년 6월 아프간월드비전 회장으로 취임했다. 월드비전은 2001년부터 아프간 헤라트 파르야브 바드기스 고르 4개주에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찰스 회장은 “아프간 사람 95%는 하루 세 끼를 먹지 못한다”며 열악한 상황부터 알렸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아프간인 660만명은 긴급한 식량위기 상태다. 사망한 아동의 45%는 영양 결핍 때문이었다. 올해 6~11월 아프간 인구 약 4000만명 중 아동 920만명을 포함한 1890만명이 기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보호받지 못한 사람은 여성과 아동이다.

그는 “한 해 470만명의 아동, 임산부, 수유부가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지난 1년간 12만명이 조산아로 태어났다”며 “그들은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마저 박탈당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인권도 후퇴했다. 찰스 회장은 “아프간은 힘들 때면 10세 미만 여자아이를 남성에게 500~1000달러에 팔고 남은 가족이 생계를 유지한다. 지난 1년간 심화됐다”며 “여아는 노인의 조혼 신부가 돼 신체적 성적 학대를 받으며 가사 일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탈레반 점령 후 여성은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교육·취업 기회도 잃었다. 꿈을 꿀 권리마저 빼앗긴 셈”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구호사역을 어렵게 하는 건 지진이나 분쟁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무관심이다. 찰스 회장은 “자금 동결로 지원이 어렵다. 아프간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인도적 지원’ 외에도 통합적인 개발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프간의 어려움은 심화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아프간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지원이 줄었다. 한국에 온 이유”라며 “아프간의 취약계층은 외부 지원이 끊기면 당장 하루의 삶도 더 지속하기 힘들다. 인도주의적 지원을 보낸 한국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을 전해 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앞서 월드비전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고조되는 인도적 위기와 대한민국 대응 방향’을 주제로 정책포럼을 가졌다. 포럼에서는 아프간 같은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순차적 지원’이 아닌 해당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법적 기반이 미비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