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공간 벽 없애기 검토..신입생 선발도 바꿔야"

김은빈 2022. 8. 1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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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위원회)가 '전공·학과·단과대학 사이의 장벽 없애기'를 서울대의 중장기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공·학과별로 정원을 나눠 신입생을 뽑는 기존입학 전형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새 학기를 9월에 시작하고 현행 2학기제를 3학기제로 바꾸는 학사 운영 개선안도 권고했다.

18일 서울대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 6월 발간한 '서울대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를 통해 '비전 달성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전공·학과·단과대학(원) 간 장벽 없애기를 선정했다. '전공 간 장벽 없애기'는 위원회가 제안한 총 7개 핵심 과제 중 첫번째로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의 관련 연구는 지난해 4월 오세정 총장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교직원·학생·외부 전문가 등 총 85명이 참여한 100회 이상의 분과 모임, 외부 전문가의 자문 등을 거쳐 초안이 만들어졌고, 세 차례의 공청회와 두 차례의 이사회 워크숍, 학사위원회와 평의원회의 보고 과정을 거쳤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전공에 대한 학생들의 구성비 문제, 전공 선택에 대한 제도적 경직성, 그리고 학생들의 실용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의 문제는 국가와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학과 (부)·단과대학(원) 간 장벽 없애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장벽 없애기'의 한 사례로 위원회는 가칭 ‘스쿨 오브 컴퓨팅(School of Computing)’의 신설을 꼽았다. 전공·학과 구분으로 사실상 별개로 운영되는 공대 전기정보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 연합전공 인공지능, 연합전공 인공지능반도체공학, 협동과정 인공지능전공 등을 학부 차원에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직접적인 정원 증대 없이 디지털 관련 학부 전공자 수를 늘리고, 기술적·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벽 없애기'를 위해 현행 입학 전형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전공·학과별로 정원을 나눠 뽑는 모집단위를 없애는 한편, 문·이과별 지원자격 구분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학생의 전공 선택을 보장하는 한편, 현재 전공·학과에 매여있는 교수의 소속도 자율화한다. 보고서는 학생에겐 잠재능력과 특성을 고려하여 재학 기간 동안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게 하고, 교수도 교수의 소속을 자율화하여 학제 간 교육과 연구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1월 19일 열린 2022학년도 서울대 새내기대학 행사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위원회는 중장기 과제 중 하나로 3학기·9월 학기제 도입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내 교육기관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3월 학기·2학기제에 대한 근본적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긴 겨울 방학을 없애고 9~11월, 12~2월, 3~5월로 진행되는 3개 정규 학기로 학사 일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3학기제가 되면 겨울 방학이 줄어드는 대신 여름 방학이 6~8월로 늘어나게 돼 학생들이 이 기간 교환학생이나 인턴 등 다양한 커리어 탐색과 현장 경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위원회는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보편적인 9월 개학 학기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외국 대학원 진학에 들어가는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다양한 융복합 과목과 단계적 기초교육 과목 등의 개설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위원회는 "초·중·고 학기제 전반을 바꾸지 않더라도 학생 선발은 기존 12~1월에 하고, 9월 정규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6개월은 기숙대학을 이용해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기초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며 학제 개편이 장기적으로는 무(無)학과 입학을 핵심으로 하고, 학생 주도 자기 설계 전공을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학사제도 혁신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위원회의 제안에 대해 "중장기 계획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아직 구체화해 추진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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