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2병=라면 1개 열량..내년부터 소주·맥주 칼로리 표시 확대된다
17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 정부 첫 소비자정책위원회를 통해 "주종에 따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열량을 표시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주류 업계와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류 제품의 칼로리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식약처·주류업계 등과 협의해 '자율 표시' 유도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율 협약에는 연 매출액 120억원 이상 주류 업체 70곳이 참여한다. 이들은 작년 매출액 기준 시장 유통 주류의 약 72%를 차지한다. 카스, 테라, 클라우드, 참이슬, 처음처럼, 좋은데이 등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소주·맥주 대부분이 칼로리 표시 대상이 될 예정이다.
소주와 맥주의 경우 병 제품부터 칼로리를 표시할 예정이다. 캔 용기는 기존 포장재를 소진한 이후 표기한다. 이외에 와인은 대형 마트 유통 제품부터, 탁주와 약주는 내년 1월 1일부터 일괄적으로 칼로리를 표시한다. 수입 맥주의 경우 2024년 이후부터 칼로리 표시 방안을 추진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7년 열량을 포함한 주류의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를 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한편,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주 1병(360㎖)의 평균 칼로리는 408㎉, 맥주 1병(500㎖)은 236㎉이다. 소주 2병을 마시면 라면 1개의 칼로리인 500㎉와 비슷한 셈이다. 그간 주류는 다른 식품과 달리 제품 표면에 칼로리 등의 영양 정보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소비자가 건강 관리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대두됐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주류 열량 표시를 위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열량 자율표시 실효성 확보를 위한 계획안 마련과 열량 표시 이행 상황 평가 제도 구축에도 나선다.
[고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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