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커버링 종목 사볼까..호텔신라·에코프로비엠·두산퓨얼셀

류지민 2022. 8.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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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줄고 주가는 고공행진 好好

7월 이후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숏 스퀴즈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 가운데 2차전지, 리오프닝, 신재생에너지 등 하반기 증시 주도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숏 포지션 청산 물량이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공매도 잔고와 거래금액은 7월 들어 빠르게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1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은 3157억원으로 지난 7월 1일 4864억원 대비 35% 넘게 감소했다. 총 거래금액에서 공매도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6%에서 3.5%로 축소됐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을 지닌 대차거래 잔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8월 10일 기준 대차잔고는 67조3539억원으로 올해 최대치였던 5월 31일 74조3473억원과 비교해 7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과 정부의 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으로 인해 공매도 포지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외국인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할 만큼 절대적인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공매도 모니터링 강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확대 등 개인 투자자를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공매도 거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7월 이후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숏 커버링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공매도 잔고가 크게 감소한 에코프로비엠의 청주 양극재 제조 공장. (에코프로비엠 제공)

▶숏 커버링은 주가 상승 요인

▷반등장서 공매도 반작용 흐름

공매도는 영어로 숏 셀링(Short selling), 줄여서 숏(Short)이라고 부른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공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주식을 음수만큼 보유한다고 보면 된다.

공매도 거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숏 커버링’과 ‘숏 스퀴즈’다.

일반적인 주식 거래는 싸게 산 다음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는 반면 공매도는 순서를 바꿔 우선 비싸게 팔고 나중에 싸게 사서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즉, 매도 후 매수다. 예를 들어 현재 가격이 10만원인 주식 A가 있다고 하자. 이 주식을 가진 사람에게 10%의 이자를 주고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한다. 이후 A주식이 5만원으로 떨어지면 그 주식을 사서 갚는다. 차액인 5만원에서 이자 1만원을 뺀 4만원이 수익이 된다. 이때 빌린 주식을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가 숏 커버링이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모두 공매도 주체의 생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이유로 공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오히려 올라간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주가는 계속 오르게 되고 공매도 주체의 손해는 커진다. 만약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상환하기 위한 주식을 미리 사놓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이처럼 공매도 세력이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시중의 주식을 급박하게 매수하는 것을 숏 스퀴즈라고 부른다. 유통주식 수가 적거나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주식을 원하는 만큼 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니 압박받는 상황에서 주식을 쥐어짜듯이 매수한다는 의미로 ‘스퀴즈(squeeze)’라는 이름이 붙었다.

숏 스퀴즈는 보통 해당 주식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초 서학개미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됐던 미국 게임스탑의 경우가 바로 숏 스퀴즈의 대표적인 사례다. 오프라인 게임 유통사인 게임스탑은 업황 위기와 불투명한 전망 탓에 공매도 세력의 목표가 됐다. 주가가 고평가라는 공매도 리포트가 발간됐고, 공매도 세력이 총 발행주식 수의 140%에 달하는 과도한 공매도를 쳤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에 공매도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합심해 게임스탑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뒤 계속 보유하는 전략으로 유통주식 수를 확 줄였다. 주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결국 공매도 세력은 큰 손실을 보고 손을 떼거나 아예 파산하고 말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장으로 돌아서면서 하락에 대한 반작용이 강하게 나타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이 8월 들어 숏 스퀴즈 장세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공매도가 집중돼 있던 종목 가운데 2차전지, 리오프닝, 신재생에너지 등에 숏 청산 물량이 몰리면서 강한 반등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리오프닝株 주목

▷지속적인 공매도 잔고 감소 호재

숏 스퀴즈가 어떤 종목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공매도 거래를 둘러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매도 잔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고, 공매도 세력의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주가 강세가 나타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투기적 매도자들의 숏 커버링은 주가 상승을 가져오는 요소”라며 “공매도 잔고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또 다른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큰 종목 중 하나였던 호텔신라의 경우 8월 9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중이 5.61%로 한 달 전(7.24%)과 비교해 1.63%포인트 줄었다.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와 롯데관광개발 역시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각각 0.83%포인트(1.63%→0.5%), 0.47%포인트(8.25%→7.78%) 감소했다. 모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호텔신라는 특히 호텔·레저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2분기 호텔·레저 사업 매출액은 1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위탁 사업과 관련된 일회성 수수료(100억~130억원)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18.2%를 기록해 코로나19 전 가장 양호했던 2019년 3분기 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덕분에 호텔신라는 한 달 새 주가가 4.88% 올랐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도시 봉쇄 조치 여파로 부진했던 상반기 대비 면세점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 상향도 면세 사업에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 비중이 6.46%에서 3.56%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9%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 지주사인 에코프로도 공매도 잔고 비중이 3.96%에서 2.33%로 감소하는 한편 주가는 68.1% 급등했다.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상승세도 눈에 띈다. 7월 8일~8월 9일 공매도 잔고 비중이 2.84%에서 2.24%로 0.6%포인트 감소하고, 주가는 39% 올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 소재주가 미국 전기차 법안 통과 기대감, 수출 호조, 견조한 실적 등에 힘입어 하반기 증시를 이끌어갈 주도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도 공매도 잔고 감소와 함께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소연료전지업체 두산퓨얼셀과 원전 관련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 달 새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각각 0.87%포인트(5.1%→4.23%), 0.2%포인트(2.57%→2.37%) 줄었다. 같은 기간 주가는 17.7%, 6.5% 상승했다. 태양광전지 생산업체 씨아이에스도 7.16%에서 5.47%로 공매도 잔고 비중이 1.69%포인트 줄어드는 한편 주가는 16.8% 급등했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2호 (2022.08.17~2022.08.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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