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인천, 무고사 나가고 더 강해진 이유.. 이젠 ACL까지 노린다

서호정 기자 2022. 8. 18. 12:25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전반기 인천유나이티드의 놀라운 비상을 분석할 때 가장 비중이 컸던 건 스테판 무고사의 맹활약이었다. 팀 득점의 60%를 책임지는 골잡이 무고사의 엄청난 능력은 부인할 수 없는 인천 최고의 무기였다. 


한편으로는 무고사에 지나치게 의존된 득점 방식이 원맨팀의 이미지로 이어지기도 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결과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그 과정을 만드는 선수의 역할도 중요하게 본다. 득점 패턴을 더 다양하게 가져가야 하는 건 우리의 과제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무고사는 J리그 비셀 고베의 이적 제안을 수락하며 인천과 작별했다. 인천과 무고사의 계약은 2023년까지 돼 있었지만, 해외 이적 시 적용되는 바이아웃 조항이 변수였다. 득점 단독 선두를 시즌 중 잃자 당장 인천 팬들부터 큰 불안에 휩싸였다. 당시 4위를 기록 중이었음에도 무고사를 잃으면 또 다시 잔류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도 생겨났다. 


무고사가 떠나고 2개월여가 흐른 지금 그런 비관론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인천은 리그 5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는 4위 제주와 승점 차가 없다. 3위 포항과도 3점 차에 불과하다. 올 시즌 1차 목표였던 파이널A를 넘어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를 시즌 일정의 70%가량을 소화한 현 시점까지 유지 중이다.


성과와 기록 면에서도 무고사 이적 전과 후의 변화는 크지 않다. 무고사가 이적하기 전인 18경기에서 인천은 7승 7무 4패 23득점 19실점을 기록했다. 그 이후 8경기에서는 3승 4무 1패 11득점 10실점이다. 오히려 경기당 승점은 늘어났다. 실점이 상승했지만 그만큼 득점도 올라갔다. 


무고사 이적 후 초반 2경기에서 수원삼성(원정, 0-0), 수원FC(홈, 0-1 패)를 상대로 득점이 없어 우려를 샀다. 하지만 무고사의 대체자로 낙점한 에르난데스가 경남으로부터 이적해 오면서 흐름은 바뀌었다. 에르난데스가 처음 투입된 전북전을 시작으로 인천은 6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는 대구, 전북을 상대로 2경기 연속 3득점에 성공했다. 



아이러니하게 인천은 무고사가 떠난 뒤 득점 패턴 다변화라는 과제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집단 득점 체제로의 전환이다. 최근 8경기에서 넣은 11골을 보면 에르난데스와 김보섭이 각각 3골을 터트렸고 이명주, 송시우, 김도혁, 민경현, 김성민이 각 1골을 터트렸다. 이전 18경기에서 넣은 23골 중 14골이 무고사의 득점이었다. 무고사 외에 득점을 올린 것은 이명주(3골), 송시우(2골), 이용재, 김준엽, 김보섭(이상 1골)이었다. 오히려 최근에 득점자가 더 늘었다. 


에르난데스가 온 뒤 인천은 공격 패턴을 바꿔 나갔다. 조성환 감독이 제주 시절 보여주던 복잡하고 많은 오프더볼 움직임을 펼치는 전방 공격수를 활용, 연계나 세컨드볼을 주변 동료들이 득점으로 연결하는 전술이다. 이전에는 전방에 있는 무고사에게 최대한 빠르게 연결해 그의 솔로 플레이를 많이 활용했다면, 지금은 에르난데스와 김보섭이 배후 공간을 파고 들고 거기서 파생된 앞쪽의 공간까지 다른 선수들이 이용한다. 


짧은 과도기가 있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격 전술이 다양해졌다. 실제로 에르난데스는 최근 2경기 연속 득점을 해줬지만 4도움을 올리며 상대 수비를 유인해 동료를 활용하는 방식을 펼치는 모습이다. 지공 상황에서 여러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로 만드는, 전반기에 보기 어려웠던 득점 패턴도 최근 잇달아 나오는 중이다. 상대가 수비라인을 올렸을 때 펼치는 역습 패턴 때도 이전보다 더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해 괴롭히고 있다.


대구와 전북을 꺾은 인천은 시즌 두번째 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인천은 K리그1에서 울산과 더불어 연패가 없는 팀이지만 연승도 1번에 그쳤다. 특히 홈에서 거둔 전북전 승리는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인천이 거둔 10승 중 8승이 시도민구단과 군경팀을 상대로 쌓은 것이었다. 기업구단 상대로는 개막전에서 1-0으로 꺾은 수원삼성이 유일했는데, 이번에 전북을 잡으며 남은 일정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4년 5개월 만의 전북전 승리로 자신감이 한층 오른 인천에게 다가오는 포항전은 또 한 번의 중요한 승부처다.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한다면 포항, 제주와의 3위 싸움은 본격화된다. 조성환 감독은 "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포항을 상대로 올해 2패 중인데 좋은 기회를 살려보겠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