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00일 회견 날, 북한 순항미사일 2발 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17일 오전 북한은 남포특별시 온천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6월 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쏜 지 73일 만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비핵화와 경제 협력을 연계한 ‘담대한 구상’을 밝히고, 한·미가 16일부터 후반기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사전 연습에 들어간 직후 이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미가 연합훈련에서 야외 기동훈련을 부활한 데 대한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종류와 비행거리, 고도 등 구체적인 제원을 즉각 발표하지 않고 “한·미 정보 당국이 세부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만 밝혔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인 이날 새벽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달리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당일 공개했다. 문 정부 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를 전면 금지했지만, 순항미사일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발사 자체를 함구했다. 지난 1월 25일 북한이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을 당시 문 정부는 언론이 관련 정황을 보도한 뒤에야 뒤늦게 발사를 시인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며 “현재까지 10여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구체적인 제원을 알 수 없어 분석에 제한이 있지만, 북한판 ‘하푼’ 대함 미사일인 ‘금성-3호’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사거리 200㎞ 이상의 함대함 순항미사일 배치를 2017년 시작했는데, 지상에서 함정으로 쏠 수 있는 신형”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토마호크’ 같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노릴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직접 대응 조치를 언급한 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다른 한편으론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응답일 수 있다”며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남측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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