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마치자..미국, 미니트맨Ⅲ ICBM 시험발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지난 2~3일 대만 방문 이후 설전과 무력시위를 이어가던 미국과 중국이 16일(현지시간)엔 대결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뤘던 사거리 9600㎞의 미니트맨Ⅲ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고, 중국의 친강(秦剛) 주미 대사는 워싱턴에서 회견을 열고 대미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친 대사는 이날 소수의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80분간 회견을 열었다. 중국 고위 관료가 장시간에 걸쳐 서방 기자들로부터 민감한 사안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악시오스가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친 대사가 “만약 중국의 영토 보전과 주권에 손상을 입히는 움직임이 있다면 중국은 대응할 것이다. 중국은 대응할 것”이라며 대응이란 말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친 대사는 “미국 해군이 대만해협에서 훈련하거나 통과할 경우 중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공식 방문, 인근 해역 군사활동을 미·중 관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드는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무력시위를 벌이자 미 해군의 대만해협 훈련 및 항행 계획을 발표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지난 12일 미국은 앞으로 몇 주간 대만해협 상공과 해상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친 대사가 이날 미 해군이 지난 10년간 대만해협을 “100회 항행”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연평균 9차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지난 10년간 대만을 방문한 미국 의원은 149명이다.
이날 미 공군의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미니트맨Ⅲ를 시험발사했다며 “미사일에 탑재된 재진입체가 약 7778㎞ 떨어진 마셜 군도의 콰절레인 환초까지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이번 발사가 “미국의 핵 억지력이 21세기 위협을 억지하고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시험발사는 이전에 300차례 이상 이뤄졌다”며 “이번 시험발사가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결과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연일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발사에는 미 해군의 E-6B 머큐리 공중지휘통제기가 활용됐다. 머큐리 기내의 공중발사 통제체계(ALCS)는 핵전쟁으로 지상의 핵미사일 통제센터가 무력화되더라도 항공기에서 ICBM 발사를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든 체계다. 이번 시험발사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우려되고, 한·미가 연합훈련을 시작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이 400기 정도 보유한 미니트맨Ⅲ는 핵잠수함, 장거리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축으로 불린다.
폴리티코는 이날 미·중이 대만을 놓고 대치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하기 위한 준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김상진 기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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