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순천]팔마체육관 달군 김연경, 패전에도 빛난 해결사 본능

안희수 입력 2022. 8. 17. 22:09 수정 2022. 8. 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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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가 17일 오후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는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을 하고 있다. 순천=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2.08.17.

'배구 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이 국내 무대 첫 패전을 당했다.

김연경은 17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GS칼텍스와의 A조 1위 결정전에 출전, 16득점 하며 분전했지만,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2-3(25-15, 19-25, 21-25, 25-23, 13-15) 패전을 막지 못했다. 컨디션은 복귀전이었던 13일 IBK기업은행전(스코어 3-1 승리)보다 좋아 보였지만, 세터와의 호흡은 더 끈끈해져야 한다는 숙제를 확인했다.

1세트, 김연경은 오픈 공격으로 흥국생명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GS칼텍스의 불안한 리시브로 네트를 넘어온 공을 직접 때려 상대 코트에 꽂았다. 장내는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4-4로 맞선 상황에선 아포짓 스파이커 김다은과 자리를 맞바꿔 상대 블로커들에 혼선을 줬다. 공격도 성공했다. 6-5에선 수비 성공 뒤 직접 세트에 나서 김미연의 오픈 공격 득점에 기여했다. GS칼텍스 모든 선수의 시선이 김연경을 향하는 사이,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은 중앙 속공까지 활용하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었다.

김연경도 꾸준히 득점을 쌓았다. 12-8, 4점 앞선 상황에서 부정확한 세트가 왔지만, 상대 코트 빈 위치에 떨어뜨리는 연타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15-10에서는 모처럼 높고 알맞은 속도로 올라온 세트를 완벽한 스파이크로 꽂아버렸다. 압도적 경기력. 흥국생명도 25-15, 10점 차로 1세트를 압도했다.

김연경의 진가는 수비에서도 빛났다. 2세트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리시브로 득점에 기여했다. GS칼텍스 권민지가 가로막은 공을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걷어냈고, 상대 문지윤이 디그 범실을 범한 것. 4-4에서는 문지윤의 개인 시간차 의도를 읽고 한 박자 늦게 블로킹을 시도, 상대의 범실을 유도했다. 순천 배구팬은 다시 달아올랐다.

김연경은 이어진 6-5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까지 기록, 전방위 공격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한 GS칼텍스도 지난 시즌 V리그 상위권팀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유서연과 문지윤이 살아나며 14-11, 3점 차까지 리드했다.

위기에서 중요한 득점을 해낸 것도 김연경이었다. 세트가 흔들렸지만, '쳐내기' 공격을 시도 상대 블로커에 손을 맞고 터치 아웃되는 득점을 해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2세트를 19-25로 내줬다. 교체 투입된 미들 블로커 오세연, 아포짓 스트라이커 문지윤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했고, 김연경도 한 차례 블로킹을 당했다.

흥국생명은 3세트도 시작과 함께 연속 5실점 하며 고전했다. 김연경을 향한 세트도 급격히 줄었다. 그의 국내 무대 복귀전이었던 지난 13일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세터와의 호흡은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적됐다. 승기를 내준 상황에서는 더 흔들렸다. 흥국생명은 3세트도 먼저 25점을 내줬다.

패전 위기에서 김연경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세트 초반 두 차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세트 후반에도 날카로운 서브와 안정감 있는 리시브를 보여줬다. 21-20, 살얼음판 리드 속에서는 시간차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김연경이 중심을 잡은 흥국생명은 4세트를 잡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도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4-8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엔드 라인 부근에 절묘한 서브를 보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1-1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직선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박빙 승부에서 GS칼텍스 유서연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13-14에서 블로커의 맞은 공이 굴절된 뒤 코트에 떨어지며 패전하고 말았다.

김연경은 분전했지만, 실력은 100% 발휘하지 못했다. 세터와의 호흡 문제는 앞으로도 갖고 갈 문제이지만, 이날은 유독 도드라졌다. 특히 승부처에서 세트의 높이와 타이밍, 심지어 방향도 부정확했다.

흥국생명에 특급 세터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김연경의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만큼 더 많은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순천=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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