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00일에 북 순항미사일 2발 쐈다..文 때와 달리 공개

김상진 2022. 8.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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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17일 오전 북한은 남포특별시 온천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6월 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쏜 이후 70여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 비핵화와 경제협력을 연계한 ‘담대한 구상’을 밝히고, 한ㆍ미가 16일부터 후반기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 사전 연습에 들어간 상태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ㆍ미가 연합훈련에서 야외 기동훈련을 부활시킨 데 대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 1월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며 사흘 뒤 공개한 사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9137초를 비행해 1800㎞계선의 목표섬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한ㆍ미 정보당국이 세부 내용을 분석 중”이라며 미사일 종류와 비행거리, 고도 등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이날 새벽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발사 시각과 관련한 질문에 “관계 기관과 (발사 정보를) 공유했다”고만 답했다.

군 당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과 달리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당일 공개했다. 문 정부 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를 전면 금지했지만, 순항미사일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를 들며 발사 자체를 함구했다.

북한이 지난 1월 25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때도 관련 정황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이후에야 뒤늦게 시인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이 내륙 지역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만 밝혔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순항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10여 차례 이상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구체적인 제원을 알 수 없어 분석에 제한이 있지만, 북한판 ‘하푼’ 대함 미사일인 ‘금성-3호’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사거리 200km 이상의 함대함 순항미사일을 2017년부터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지상에서 함정을 향해 발사할 수도 있는 신형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토마호크'와 같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타깃으로 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은 다양한 포석일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직접 대응 조치를 언급한 만큼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응답일 수 있다”며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남측이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갖고 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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