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광릉숲 국립수목원 상징물 '장수하늘소'..멸종위기 벗어나나

전익진 2022. 8. 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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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립수목원이 고목 위에 방사한 장수하늘소. 사진 국립수목원

경기도 포천 광릉숲 국립수목원의 상징물 중 하나인 장수하늘소를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기틀이 마련됐다. 국립수목원이 2020년 ‘산림곤충스마트사육동’을 조성한 데 이어 5년째 장수하늘소를 숲으로 돌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장수하늘소는 곤충 종으로는 처음으로 1968년 천연기념물(제218호)로 지정됐고 현재 멸종위기 동·식물 1급 곤충으로 지정돼 있다. 국내 유일 장수하늘소 서식처인 광릉숲에선 9년 연속 서식이 확인됐다. 올해는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총 5개체(암컷 3개체, 수컷 2개체)가 발견됐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이 지난 16일 국립수목원 내 고목 위에 장수하늘소를 방사하고 있다. 사진 국립수목원


5년째 자연 발견 및 인공 증식 장수하늘소 방사


국립수목원 연구진은 올해 발견한 장수하늘소로부터 생물학적 자료를 수집한 후 광릉숲으로 돌려보냈다. 동시에 2017년, 2019년, 2020년에 발견됐던 개체들로부터 산란 받아 실내 사육하고 있는 개체를 더해 총 20개체를 방사했다, 1차로 지난 1일 암컷 7개체, 수컷 3개체를 방사한 데 이어 지난 16일 암컷 5개체, 수컷 5개체를 추가로 방사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안정적인 서식지 내에 장수하늘소를 보전하기 위해 광릉숲에 방사했다”고 말했다.
장수하늘소 유충. 사진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수목원은 현재 광릉숲산 장수하늘소를 500여 개체 사육 중이며 안정적인 서식지 내 보전을 위해 분자생물학적 실험, 먹이 선호도 조사, 월동 실험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하는 국립수목원 김아영 연구사는 “지난 2020년 말 준공된 ‘산림곤충스마트사육동’에서 안정적으로 사육 중”이라며 “앞으로도 안정적 보전을 위한 다양한 실험 및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수목원, 단기간 대량 인공 증식 기술 개발


국립수목원은 지난 2016년 장수하늘소를 단기간에 대량 사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창준(이학박사)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기존 사육 기술로는 알에서 성충까지 키우는 데는 48개월이 걸렸지만, 인공 먹이를 개발하고 서식 환경을 최적화해 이제는 알에서 성충까지 16개월이면 자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연 상태에서는 5∼7년이 소요되는 일이다. 국립수목원은 2014년 8월 중국에서 장수하늘소 수컷 1개체와 암컷 2개체를 수입해 교미를 통해 알을 확보한 뒤 사육 기술 연구에 착수해 성공했다.
국립수목원 장수하늘소 사진 국립수목원
장수하늘소는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 북부 등에서 서식하는 딱정벌레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8월 국립수목원 내 전시원 주변에서 암컷 1개체, 2014년 8월 수컷 1개체가 각각 발견된 이래 매년 광릉숲 국립수목원에서 개체가 확인되고 있다.

장수하늘소, 멸종위기종 해제까진 여러 조건 남아


인공 증식에 성공하고 방사를 지속해왔지만, 아직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났다고 속단하긴 이른 상황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이승규(딱정벌레류) 박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이라며 “서식지를 복원하고 추가 확보해 한반도에 자연적으로 살아갈 조건을 갖춤과 동시에 서식 밀도를 유지하는 등 여러 조건을 갖춰야 전문가 심의 후 멸종위기종 해제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광릉숲은 550여년간 개발되지 않고 보존된 ‘절대 보존림’이다. 1468년 조선 시대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져 보호·관리되기 시작됐다.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희귀종과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소리봉 주변 서어나무 군락지는 국내 하나뿐인 천연 학술보존림으로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광릉숲, 550여년간 개발되지 않고 보전된 생태계 보고


광릉숲은 2010년 6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등재됐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산림생물 종은 식물 946종, 곤충 3932종 등이다. 41종의 희귀·특산식물이 있다. 식물과 곤충뿐 아니라 균류 등 다양한 산림생물도 서식한다. 광릉숲은 남한 산림 997만㏊의 0.02%에 불과하지만 서식하는 곤충은 3932종으로 국내 1만7761종의 22.1%에 달한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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