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00일 회견]국정과제 강조하고 민감한 질문에 즉답 피한 54분(종합)

배경환 2022. 8. 17. 12: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 국정 방향 및 지난 성과 부각에 집중
-"힘에 의한 北 변화 원치 않아.. 협상이 쇼가 되서는 안돼" 대북 메시지 눈길
-노사문제 등 법과 원칙 재확인.. "노동 분규 원인, 정확한 분석과 대안 마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정 운영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라며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의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해서는 "국민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당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인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입장을 표시한 적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향후 국정 방향 및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를 시작한 후 1년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100일간 새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대한 성과를 강조했다. ▲청와대 개방 및 대통령실 용산 이전 ▲대통령실 개편 ▲한미동맹 등 국제 사회 연대 ▲민간주도형 경제 정책 ▲서민 경제 관리 ▲집값과 전세값 안정 ▲탈원전 ▲첨단 과학기술 ▲방산 수출 ▲노사문화 재정립 등으로 전 정권과의 차별화 정책들에 힘을 실었다.

◆"민생 경제 위해 노력했다… 재정 여력은 사회적 약자 위해"=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위기 상황에서 새 정부가 지난 100일간 추진한 정책들의 기조를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산업의 고도화, 미래전략산업 육성에 매진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 정책을 폐기했다"며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시장·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며 "경제의 기조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바꿨다. 상식을 복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직접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도약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우리 국민의 혈세를 허투루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공적 부문의 긴축과 지출 구조조정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데 쓰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재정 운영 기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속도론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해 반도체·우주·바이오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며 "미래 산업의 핵심이자 국가 안보자산인 반도체 산업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인력·기술·소부장 전반을 망라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이고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원전 산업을 다시 살려냈다"며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재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힘에 의한 北 변화 원치 않는다"= 대북 관계에 대한 메시지는 가장 눈에 띄는 대목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 중단시 미북·북미 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외교적 지원과 재래식 무기체계의 군축 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 '북측에 회담을 제의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북과의 대화는 필요하다고 했다"며 "다만 남북 정상간 대화나 실무자들의 대화 협상이 정치적 쇼가 되서는 안되고 실질적인 동북아 평화 정착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체제보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저와 우리 정부는 북한에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화는 전혀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측에 당국자 회담을 제안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간의 지속가능한 평화정착이고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한 결과 북한이 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그 변화를 환영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앞서 광복절에 발표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는 "그런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종전과는 다른 얘기"라고 강조했다.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생중계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지율 하락 원인, 당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즉답' 피해= 이날 윤 대통령은 지지율과 당 내부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을 겨냥해 지적을 하고 있는데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뜻까지 담긴 것으로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정지지도 하락에 대해서는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며 "어떤 조직과 정책,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연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사 쇄신에 대해서는 "국민을 위해,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국면 전환이나 지지율 반등과 같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해선 안 된다"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보여준 태도와 답변에 대한 논란에도 이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가장 큰 이유가 도어스테핑"이라며 "국민께서 하지 말라면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이고 대통령 중심제 국가라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께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으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사문제, 법·원칙 중요… 원인 분석·대안 마련"= 윤 대통령이 노사문제와 관련해 오랜만에 꺼내 든 '법과 원칙'에 대한 대목도 주목할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투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대통령은 항상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다. 자칫 강 대 강 대결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다른 복안이 있냐"는 질문에 "법과 원칙이라고 하는 것을 노사를 불문하고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그 원칙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우선 "산업 현장에서의 노동운동이 법의 범위를 넘어서서 불법적으로 강경 투쟁화되는 것은 어떤 하나의 복안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어떤 일관된 원칙을 예측 가능하게 꾸준히 지켜가는 문화가 정착돼 가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불문 일관된 법과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그런 일관된 원칙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속 정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법과 원칙이 강 대 강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노동법 체계는 근본적인 노사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들이 합의해서 만들어놓은 체제이기 때문에 ‘법이 중요하지 않다. 법만 갖고는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해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에 위반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그 상황을 진압하는 것보다는 일단 먼저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래도 이게 안 된다고 할 때 그때는 법에 따라서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화가 정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일관된 법과 원칙 적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자회견이 종료되기 직전 입을 연 윤 대통령은 노동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안 마련도 정부가 함께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번에 하청지회 파업 같은 경우에는 이 분들의 임금이나 노동에 대한 보상이 과연 정당한 것 인지에 대해, 그리고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