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하기까지 4년, 어느덧 20대 후반.."지금 온 기회를 계속 잡고 싶다"

김정현 기자 2022. 8.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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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K리그에 준프로 제도가 도입되면서 고등학생 K리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23세에 프로에 데뷔해 K리그1에서 기회를 잡기까지 고명석은 5년이 걸렸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어느 누구보다 간절하다.

고명석은 지난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성남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해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득점을 터뜨린 그는 펄쩍 뛰어올라 포효했다. 이병근 감독도 세트피스에서 고명석의 득점이 터지자 격하게 환호했다. 

고명석은 직전 27라운드 수원FC와의 수원더비에 교체로 출전했다가 후반 추가시간 48분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라스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박스 안에서 상대 크로스를 발로 컨트롤하려다 볼이 흘렀고 라스가 이를 놓치지 않고 쐐기골로 연결했다. 

그럼에도 이병근 감독은 불투이스와 함께 고명석을 선발 출격시켰고 선수는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맹활약했다. 주장 완장을 찬 불투이스와 함께 찰떡 호흡을 자랑한 그는 상대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꽁꽁 묶어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1995년생, 한국 나이로 28세인 고명석은 이제서야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중앙 수비수인 그는 전남 강진중-서울 중경고-홍익대를 거쳐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K리그2 부천FC1995에 입단했다.

고명석은 부천에서 전북현대와의 FA컵 경기를 통해 깊은 이상을 남겼다. 그는 이동국, 김신욱, 에두 등 화려한 공격진을 막으며 팀의 다음 라운드 진출을 이끌며 주목받았고 대전을 거쳐 2019년 수원삼성에 입단해 K리그1 무대에 입성했다. 

2019시즌 이임생 감독에게 중용을 받은 고명석은 수원에서 첫 시즌 19경기를 소화했지만, 곧바로 입대를 선택했다. 2020시즌 당시 상무팀이 경북 상주에서 연고를 경북 김천으로 옮기면서 다시 K리그2로 내려갔고 여기에서도 그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상무에서의 K리그 출장 기록은 한 시즌 반 동안 단 15경기에 불과하다. 

고명석도 "2019시즌 때 수원에서 19경기를 뛴 뒤 군대가 있었다. 입대하면서 조금 힘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역 후에 수원에 돌아온 고명석은 달라진 팀 상황에 적응해야 했다. 박건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2021시즌 전반기에 좋았던 흐름과 달리 그가 전역한 후반기에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는 수원에 복귀해 단 두 경기 출장에 그쳤다.

고명석은 "전역 후 시즌 도중에 팀에 합류하다 보니 잘 짜여진 팀에 들어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겠다는 믿음으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2022시즌 초반에도 고명석에게 기회는 없었다. 박건하 감독이 4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휴식기에 물러나고 이병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고명석은 "이병근 감독님이 오시고 그동안 떨어졌던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또 기존에 뛰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0에서 보고 장단점을 파악해 잘하는 선수들을 뛰게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병근 감독은 다시 고명석을 활용했다. 7월에 부상을 당해 지난 수원더비가 부상 복귀전이었다. 대형 실수가 나왔음에도 이 감독은 그를 성남과의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투입했고 효과를 봤다. 

이 감독은 "늘 (고)명석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높이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좋아 커버를 적재적소에 해준다. 우리 선수 중에 없는 유형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침을 겪다가 다시 기회를 얻기까지 4년이 걸렸다. 어느덧 고명석은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인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다시 기회를 얻었고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지금 온 기회를 계속 잡고 싶다. 이렇게 좋은 팀에서 계속 뛰어서 스스로 발전하고 싶다. 28세인데 올해가 저 나름대로 중요하다.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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