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평화통일위원회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하라"

최기영 입력 2022. 8. 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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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김희헌 목사)가 오는 22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시행을 앞두고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 전개와 배치 그리고 대북선제공격용 군사훈련을 이어가는 것이기에 한반도에 급격한 긴장을 초래할 것이 틀림없다”며 “이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심각한 전쟁 위기를 불러 올 훈련을 당장 중단하고 한미동맹 대신 민족 화해와 공조의 길로 하루속히 돌아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윤석열의 대북 적대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서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마태 26:25)

한반도에서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69년이 되는 올해, 우리는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고 평화의 시대가 하루속히 오기를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대북 적대 정책을 부활시킬 뿐만 아니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담한 결단으로 중단되었던 대규모 한미 전쟁연습을 재개하며 이 땅에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벌이고 있는 전쟁연습과 대결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한반도에 심각한 전쟁위기를 불러올 대규모 한미전쟁연습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한미 양국은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이름으로 연합군사연습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이번 연합군사훈련은 이전과는 다르게 육, 해, 공군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11개의 전략급 작전 훈련으로 핵추진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를 포함하여 선제 핵 타격 수단들이 동원되는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이라는데 그 위험성이 있다. 훈련 이름에 ‘방패’ 두 글자를 넣었다고 하여 그 호전성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선제타격과 참수 작전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전쟁 훈련은 남북을 되돌릴 수 없는 강 대 강의 군사적 무력 대결상황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미국의 대량살상 전략자산을 대규모로 끌어들여 이 땅을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전쟁터로 만들 것이다. 이것은 어렵게 세워온 평화의 이정표에 역행하는 무모하고 시대착오적 망동이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상황의 심각함을 깨닫고 당장 전쟁연습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와 미국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하루속히 북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윤석열과 바이든 미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미국과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할 것을 국방정책으로 공공연하게 발표하였다. 이는 미국의 재래식 정밀타격 전력뿐만 아니라 전략폭격기과 핵잠수함을 이용한 핵전력을 공유하여 북을 선제적으로 제압하려는 것으로 한반도를 핵전쟁의 참화에 빠뜨릴 위험천만한 계획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미사일 방어체계’, ‘킬-체인’, ‘대량응징보복’을 골자로 하는 ‘3축 체계 완성’을 국방정책으로 선언함으로써 북에 대한 적대 정책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대북주적론, 대북 전단살포 묵인과 같은 대북 적대 행위가 더해져 지금의 정전체제는 언제든 전시체제로 돌아설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윤석열과 바이든 미 정부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볼모로 벌이는 대북 적대 정책을 내려놓고 남북, 북미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대신 민족의 공조를 선택해야 한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대만, 미국-중국, 미국-러시아 간 갈등이 군사적 대결로 치닫는 가운데 세계는 양극으로 분열되어 신냉전 질서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신냉전 질서 한가운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질서를 강화하려는 패권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미국은 나토 확장, 인도-태평양 전략, 한미일 군사동맹에 우리나라를 끌어들여 한반도를 동아시아 패권 장악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자국의 이익과 전략만이 우선시되는 냉정한 국제 질서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의 한미군사동맹에만 집착하여 애걸하고 있다. 우리의 이익은 남이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 지난 남북합의문이 보여준 한결같은 평화의 길은 민족의 공조에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진정한 민족번영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똑바로 보고 우리 민족이 서로 힘을 합쳐 나가는 공생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족이 공멸하는 전쟁과 대결의 칼을 도로 집어넣고 민족 화해와 공조의 길로 하루속히 돌아서길 촉구한다.

2022년 8월 16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김희헌
총회 총무 김창주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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