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위협에 미뤘지만..한·미연합훈련 맞춰 '미니트맨3' 발사
미국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뤘던 ‘미니트맨(Minuteman) 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섰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한ㆍ미가 연합훈련에 돌입한 상황에서다. 미 공군은 이번 발사를 두고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한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16일 오전 12시 49분쯤(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미니트맨3를 시험발사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미사일에 탑재된 재진입체가 4200마일(약 7778㎞) 떨어진 마셜 군도의 콰잘레인 환초까지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이번 시험발사에 미 해군의 E-6B 머큐리 공중지휘통제기를 이용했다. 머큐리 기내의 공중발사통제체계(ALCS)는 핵전쟁으로 지상의 핵미사일 통제센터가 공격을 당해 무력화되더라도 항공기에서 ICBM 발사를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든 체계다.
미 공군은 이번 발사가 “미국의 핵 억지력이 21세기 위협을 억지하고 동맹국을 안심시키는 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시험발사는 이전에 300차례 이상 이뤄졌다”며 “이번 시험발사가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연일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 공군은 미니트맨3 발사를 이달 초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연기됐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충돌을 의식해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연기했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러시아, 중국 등 직접적인 핵 갈등 국가와는 확전으로 가지 않기 위해 주의한다”며 “반면 북한, 이란 등 기존의 핵 질서를 흔드는 국가에 대해선 경고 차원에서 미니트맨3 발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험발사가 한ㆍ미 연합훈련 기간에 실시된 데다가,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황이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사거리 9600㎞, 시속 2만4000㎞의 미니트맨3는 핵잠수함, 장거리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축(nuclear triad)으로 불린다. 미국이 현재 배치한 미니트맨3는 400기 정도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배치한 미니트맨3를 점차 퇴역시키고, 차세대 ICBM인 LGM-35A 센티넬(Sentinel)을 2030년대 중반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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