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여름 호우, 15일 더 늘어난다"..21세기말 온난화 악몽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아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철 호우 일수가 지금보다 최대 14~20일까지, 한반도는 최대 15일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자매지인 'npj 기후 대기 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인위적인 지구온난화가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 장마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중·일 3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육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누고 미래 기후를 예측했다. 1971~2005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6~2100년의 기후를 전망했다. 모델 예측에는 온실가스를 다소 감축하는 시나리오(RCP4.5)와 감축이 없는 고배출(RCP8.5) 시나리오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가을은 천천히, 봄은 빨리 온다
결과적으로 한여름은 15.3%, 가을은 6.4% 더 길어질 것으로 예측됐고, 장마도 그만큼 길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초겨울과 한겨울, 늦겨울은 21세기 후반에 이르면 평균 3.6~6.5일씩 늦게 시작하고, 초겨울과 한겨울은 각각 4.3일과 5.8일 늦게 물러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초겨울과 한겨울은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면서 길이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늦겨울은 미래에 2.6~4.6일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늦겨울이 늦게 시작돼도 봄의 시작이 늦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는 빠르게 진행돼 시간이 단축되지만, 따뜻한 계절에서 추운 계절로 바뀔 때(가을 단계)는 천천히 길게 진행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장마철 호우 5일가량 늘어나
장마철 기간 중의 호우일 수도 6.4~12일 더 늘어나 장마철 호우 가능성은 지금보다 50~200% 증가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가을과 겨울의 경우 21세기 말에 동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건조한 날이 1~5일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건조한 날은 지금의 일 강수량 순위에서 하위 10%에 해당하는 수준을 말한다. 이에 따라 추운 계절에는 물 부족과 산불 발생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한반도의 장마철 호우일 수는 4.9일 증가하고, 한여름 호우일 수도 9.9일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여름 동안 호우일 수가 15일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한반도에서는 가을과 초겨울의 건조한 날도 각각 2.7일과 2.1일 증가할 전망이다.
홍수예방 대책 봄부터 실행해야
특히 봄과 한여름 동안 치솟는 홍수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와 일본 남부 등은 봄과 장마철 이전, 가을, 초겨울 등의 시기에 급격한 기상 변화를 더 자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기상 변화는 5일 이내에 호우 발생일과 건조한 날을 오가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에서 우기가 늦게 물러가고 건조 기간이 짧아지면서 우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우기 내에서 강수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동아시아의 기후 대책과 물 관리 정책에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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