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파트 약세는 조정기, 새 정부 청년주택 60만 가구는 로또"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안장원 입력 2022. 8. 17. 00:55 수정 2022. 8. 1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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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큰손인 2030 MZ세대
조급한 마음에 모험적 투자도
하락기엔 대출 줄이며 버텨내야
원가주택 등 저렴한 주택이 유리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부동산 트렌드 수업』 낸 박원갑 인터뷰

안장원 부동산선임기자

요즘 부동산 시장의 주력군은 30대다. 집값이 급등한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시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영혼까지 넣은 대출도 불사하는 ‘영끌’로 2020~2021년 뜨거웠던 주택시장을 달궜다. 그러다 올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시장 온도를 떨어뜨렸고 일부는 집값 폭락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이 20~30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를 분석한 신간 『부동산 트렌드 수업』을 냈다. 그는 이 책에서 “ MZ세대를 알아야 주택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학뿐 아니라 철학·사회학·심리학까지 아우르며 MZ세대와 주택시장을 입체적으로 진단한 그를 만났다.

30대 중심의 MZ세대가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으며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뉴시스

'아파트 득템' '콘트리트 레저' 세대

Q : 영끌을 포함해 ’패닉 바잉’(공포 매수),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킨 MZ세대는 누구인가.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부동산으로 부를 일군 베이비 부머의 부모 세대가 ‘부동산 중독’이라면 이들은 ‘투자 중독’에 가깝다. 투자소득을 통해 기성세대를 뛰어넘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부동산만이 아니라 돈 되는 것은 다 투자하는 세대다. 앞선 세대보다 투자 지능이 높아 잘 따지고 투자 공부도 많이 하지만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이기도 하다.

아파트를 게임 아이템 사듯이 투자하는 ‘아파트 득템’, 레저도 도심 모텔·호텔에서 즐기는 ‘콘크리트 레저’, 안전한 주거 공간이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주거 가안비(價安比)’도 MZ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신조어다.”

Q : 집값 판도가 달라지면 MZ세대가 주택시장을 떠날까.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할 연령대여서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계속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공포에 휩싸여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Q : 최근 일부 단지 실거래가 억대 급락을 보이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MZ세대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집값 폭락 불안이 커지고 있다.

“투자 자산화한 주택시장에서 변동성은 필수적이다. 거대한 유동성 축제 뒤에는 조정 기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거가 같은 패턴으로 반복될 것이라는 ‘패턴화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지금은 무엇보다 금리 충격이 시장을 짓누른다. 금융위기 때는 미분양이 16만 가구가 넘었지만 지금은 3만 가구도 되지 않는다. 공급 쇼크로 인한 폭락 가능성이 작지만 금리가 워낙 갑자기 올라 당분간 하락이 불가피하다.”

Q : 과거보다 집값 변동성이 커졌는데 이유가 뭔가.

“주택시장 참여자들이 무리 지어 움직이려는 ‘군집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상승장에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상승 폭을 키우고 약세장에는 하나같이 몸을 사린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정보가 일시에, 빠르게 전파되면서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Q : 당분간 약세장 전망이 우세한데 지금이라도 집을 팔아야 하나.

“잔파도는 무시하고 큰 파도에 신경 써야 한다. 길게 보면 부동산 가격은 물가만큼 오른다. 이번 금리 인상 파도는 일회성으로 보인다. 인구 고령화, 경제 저성장 추세를 고려하면 다시 저금리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다.

직접 거주하는 실거주 1주택자라면 잘 버텨서 이겨낼 때다. 대출을 줄이는 ‘빚 줄이기’가 불황기를 대처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Q : 무주택이라면 지금이 살 때인가.

“큰 파도가 일어날 때는 신중히 해야 한다. 안갯속 장세에서 집은 필수보다 선택이다. ‘헐값 사냥꾼’ 마인드로 내릴 만큼 내렸다고 판단될 때까지 한 박자 쉬어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상승장과 반대로 자금을 먼저 마련해 놓고 매수 타이밍을 재야 한다.”


'강남 불패'가 아닌 '강남 덜패'

Q : 강남 아파트는 어떻게 전망하나.

"강남 아파트값도 대세 하락기에는 떨어진다.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 단지는 하락 폭이 클 수 있다. '강남 불패'가 아니다. 그런데 강남 아파트는 욕망의 자산으로 부자들이 돈을 잘 드러내지 않고 안전하게 묻어둘 수 있는 '머니 저장창고'가 됐다. 거래 회전율이 높아 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강남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덜 내려가는 ‘강남 덜패’로 볼 수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Q : MZ세대가 16일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무주택자를 위한 저렴한 주택이다. 시세의 70% 이하 원가 수준에서 공급하는 ‘청년원가주택’ ‘역세권첫집’과 임대로 살면서 언제든 시세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내집마련리츠', 건물만 분양받는 '토지임대부 주택' 등이다. 정부 계획대로 라면 청년원가주택·역세권첫집 50만 가구를 포함해 60만 가구 정도가 쏟아질 예정이다. 정부가 일부 환수하더라도 시세 차익 70%를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로또'이기도 하다."

Q : 앞으로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박원갑 전문위원이 MZ세대와 주택시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신간.

“세상이 바뀌면서 리스크가 많아졌다. MZ세대 성향과 인구 쇼크, 기후 변화가 관건이다. MZ세대는 도심 콘크리트 숲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연을 그리워하지 않고 정원이 딸린 저택보다 가사노동을 줄일 수 있는 아파트를 선호한다. 이들에게 부동산이 곧 아파트다.

부모 세대의 로망인 시골 땅이나 전원주택에 관심 없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던 상가가 앞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직격탄을 맞는 ‘손실형’ 부동산이 될 수 있다. 해안가 부동산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침수 우려가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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