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서 많이 한 말..취임 초엔 '법' 지금은 '국민'
36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100일 동안 가진 도어스테핑(약식 문답) 횟수다. 5월 10일 취임과 동시에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직행한 윤 대통령은 다음 날부터 출근길에 짧게는 30초, 길게는 5분여 기자들을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역대 정권의 기자회견 횟수와 비교해 보면 이명박(18회)·박근혜(16회)·문재인(19회) 전 대통령을 크게 뛰어넘는다.
5월 11일 첫 도어스테핑 일성은 “일해야죠”였다. 이를 시작으로 그간 151개 질문을 받았다. 도어스테핑에 들인 시간은 총 1시간25분.
윤 대통령 발언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글쎄’(59회)로 주로 질문에 답하면서 말버릇처럼 등장했다. 유의미한 단어 중에선 ‘국민’을 46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국민이 숨넘어가는 상황”(6월 20일)이라고 한 것 등이다. ‘생각’(37회), ‘문제’(36회), ‘우리’(33회)가 뒤를 이었다. ‘정부’는 32회 말했다. 이 밖에 ‘대통령’은 26회, ‘경제’는 23회, ‘정치’는 14회 언급했다. ‘통합’은 4차례 언급했는데, 첫 도어스테핑 때 말한 뒤로는 나오지 않았다. ‘협치’도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회 인준 처리를 앞두고 한 번 언급한 게 전부다.
핵심 키워드로 보면 취임 직후 ‘법’과 관련된 발언을 많이 하다가 점차 ‘국민’으로 옮겨갔다.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과격 시위를 두고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라고 했고,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그게 법치국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등 ‘법과 원칙’을 거론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8월 첫째 주 여름휴가가 변곡점이 돼 ‘국민·민생’에 방점을 둔 메시지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휴가 복귀 첫날인 지난 8일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했고, 12일 출근길 문답에선 “광복절 사면은 민생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16일 인적 쇄신 방향에 관한 질문에는 “국민을 위한 쇄신으로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 꺾이기 시작한 때는 검찰 출신 인사와 관련해 ‘필요하면 또 하겠다’며 논란을 낳은 시기(6월 중순)와 겹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인사 난맥상 관련 질문에 “전 정부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고 한 것 등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도어스테핑 횟수를 줄이는 것을 건의했지만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너무 강하다”며 “대신 보다 정제된 발언을 내면서 인간적이고 소탈한 면을 어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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