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겁게 사랑할 시간

류가영 2022. 8.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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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실망스러운 전적들로 인해 욕구 불만과 잠재적 무성욕 상태에 빠진 당신을 위한 다섯 가지 솔루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름과 섹스는 한 몸 같은 단어였다. 바다와 자유로운 휴양지, EDM 페스티벌과 땀냄새로 가득한 비좁은 클럽 등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소에서는 여지없이 묘하게 끈적한 분위기가 피어올랐으니까. 하지만 거리 두기가 중요했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의 우선순위도 달라졌다. 낯선 사람과 피부를 맞대기보다 배달 음식과 함께 자극적인 연애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사랑을 대리만족하는 쪽으로.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욕구가 과연 사라졌을까? 천만에! 〈섹스/라이프〉 〈브리저튼〉 〈투 핫〉 등 팬데믹 시기 19금 콘텐츠의 인기는 수직 상승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솔로지옥〉과 〈에덴〉 등 육체미를 앞세운 ‘야한’ 콘텐츠가 2030 여성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화제성 순위를 손쉽게 장악했다. 쿠팡플레이에서 하반기 공개 예정인 〈체인리액션〉은 사이판에 모인 여덟 명의 남녀가 ‘체인’에 묶인 채 열흘을 보낸다는 컨셉트라는데…. 그뿐 아니다. 콘돔 판매량이 주춤하는 사이 섹스 토이 판매량은 급증했다(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콘돔 회사 카렉스의 판매량은 지난 2년간 40% 급감한 반면, 스웨덴의 여성용 섹스 토이 제조업체 레로의 매출은 148% 치솟았다). 파트너 없이도 ‘노 프로블럼’인 쪽으로 욕망이 편의상 잠시 옮겨갔을 뿐. 클럽과 페스티벌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휴가 계획을 묻는 일이 한결 자연스러워진 지금, 없어도 살 만하다고 여겼던 욕망이 조금씩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마침 독일에서 성 교육자이자 팟캐스터로 활약 중인 지안나 바치오가 여자들의 다섯 가지 욕구 불만에 대한 팁을 건네왔으니. 잊지 말자. 섹스는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이고, 이토록 홀가분한 여름은 오랜만이라는 것을.

「 다 좋은 건 아니라고 」
똑똑한 여자들이 더 쉽게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당당히 요구하고 ‘별로’인 건 ‘별로’라고 말할 줄 아는 여자들 말이다. 열심히 들썩거리긴 하지만 매번 거기서 거기인 섹스라는 생각이 든다면 파트너에게 보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어디를 어떤 식으로 만졌을 때 특히 좋았고, 어떤 분위기를 선호하는지(식사 직후는 절대 ‘노’라든지),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페티시가 있는지 등등. 이 외에도 절정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무엇인지, 생리 중 성관계를 갖는 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화두는 무궁무진하다. 덜컥 얘기를 꺼내기가 어색하다면 성적 취향 차이를 유쾌하게 나누는 19금 토크나 연애 밸런스 콘텐츠, 커플 유튜브를 함께 보며 은근슬쩍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도 좋다. 어색함은 잠깐일 뿐, 유효타의 짜릿함은 영원할 것이다.
「 오르가슴, 그게 뭐죠? 」
섹스가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일정한 ‘루틴’이 생겼을 때다. 뭘 하다 어떻게 끝날지 뻔히 보이는 섹스에 이제까지 당신이 오르가슴을 느낄 여지가 없었다면 안타깝지만 그와 함께하는 한은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혼자가 아닌 파트너와의 성관계에서 느끼는 희열을 포기할 수 없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66%의 여성은 절정에 이르기 위해 질 삽입 말고도 클리토리스 등의 추가 자극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는 골반의 움직임이 격렬할수록 생식기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더 큰 쾌감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양한 체위를 시도하고, 콘돔과 섹스 토이를 함께 골라 사용하는 것도 방법. 때론 목적 없는 애무나 상대의 신음소리에 흥분지수가 높아지기도 한다. 단, 한번 포인트를 제대로 짚었다고 해서 매번 그곳만 공략하지는 말길. 반복되는 전략은 경기에서도 상대 팀에 쉽게 간파당하기 마련이니까.
「 부족해도 한참 부족해 」
‘섹스는 1주일에 한 번이 적당하다’는 오랜 남자친구의 말을 너무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섹스는 삽입이 전부가 아니다. 둘이나 여럿이서 혹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커닐링구스를 재현한 남다르고 흐뭇한 기술로 1 · 2차 사전예약이 모두 완판된 여성용 섹스 토이 ‘로마 글로스 이지핏’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오르가슴’을 표방한다. ‘언제 어디서나’를 가능케 하는 작은 소음과 방수 기능, 립글로스를 빼닮은 디자인은 전부 그런 고민 끝에 탄생한 것.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기까진 평균 오르가슴을 느끼기까진 평균 15분이 필요하다니 태초부터 질 삽입만으로 남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섹스를 즐기는 것은 불가능한 법. 혼자 또는 함께하는 섹스에서 도구의 힘을 빌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 아닐까?
「 잃어버린 설렘을 찾아서 」
성욕은 생소함에서 피어난다. ‘처음 본 사람이 제일 매력적이다’라는 식의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니 장수 커플이여, 너무 좌절할 것 없다. 밤에만 응큼한 눈짓을 보내던 상대가 나른한 주말 오후, 예상치 못한 키스를 건넨다면? 장담하건대 당신의 심장은 다시 쿵쾅거릴 것이다. 설렘만큼이나 사랑에는 노력도 중요하다. 그리고 노력으로도 충분히 다시 심장이 뛸 수 있다. 은근히 탄탄한 어깨와 특유의 살 냄새, 사귀기 전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나에게 보내오던 은밀한 눈빛…. 맨 처음 상대의 어떤 점을 섹시하고 매력적이라 느꼈는지 떠올려보자. 공유 캘린더에 ‘뜨밤’을 의미하는 하트 이모티콘을 새겨 넣어 평범한 하루에 묘한 분위기를 드리울 수도 있다. 한때 뜨거웠던 상대와 밤을 재점화하는 것이 낯선 상대와 처음부터 맞춰가는 것보다 훨씬 성공할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하다.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 반전이 필요해 」
전에 없던 긴장감을 드리우기 위해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해외 포르노 영상을 보며 섹스를 즐긴다는 친구의 말에 ‘뜨악’한 당신. 포르노는 뇌에 지나친 자극을 일으켜 오히려 성적 흥분도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둘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너무 노골적이지 않냐고? 작정하고 탄생한 수많은 섹스 게임과 진실 게임 앱, 커플 젠가와 ‘29금 주루마블’ 게임에 대한 커플들의 후기를 보라. ‘백허그 한 채 목덜미에 키스해 주기’ ‘상대방 속옷에 10초 동안 손 넣고 있기’ 등 생각지도 못한 미션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는 증언이 수두룩하니까. 여행은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분위기 전환법이다. 꼭 해외나 제주도여야 할 필요는 없다. 둘만의 호캉스나 예상치 못한 외박으로도 충분히 설렘을 증폭시킬 수 있다. 아직 해볼 수 있는 건 많다. 넷플릭스 시리즈 〈섹스/라이프〉에서 섹스리스인 주인공 부부가 남의 집 수영장에서 시도한 ‘무단 침입 섹스’까지는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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