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찾은 반기문 "부차 희생자, 역사에 기억돼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지역 부차를 찾아 "이곳에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은 인류 역사에 깊이 기억되고 추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된 부차의 학살 현장을 둘러본 뒤 AP통신에 "끔찍한 잔학 행위다. 반인륜적 범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007년 설립한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 일원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도 동행했다. 산토스 전 대통령은 AP에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하며, 평화와 자유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러시아군이 철수한 후 부차 지역에서 민간이 학살 정황이 드러나 국제사회가 들끓었다. 부차시는 33일간의 러시아군 점령이 끝난 후 458구의 시신이 부차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12명은 어린이였으며,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희생당했다.
반 전 총장은 현지에서 12시간가량 체류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고위 각료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유럽평화연구소(EIP)가 주최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워크숍에 참석해 연설과 토론을 한다. '디 엘더스'는 전직 국가수반,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세계 평화에 기여한 원로들의 모임으로, 반 전 총장은 이사회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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