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서 일주일 만에 또 폭발..러 "사보타주" 언급

김다영 입력 2022. 8. 16. 22:56 수정 2022. 8. 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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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크림반도 잔코이지역의 한 마을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 가득 피어오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공군 비행장에서 의문의 폭발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 지역 탄약고가 또 다시 폭발했다고 16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주 폭발 때는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고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 15분쯤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에 있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불이 났다"며 "화재로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사보타주로 인해 군용 창고가 손상됐다"며 "다수의 민간시설, 전력선, 발전소, 철로, 주거건물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어떤 형태의 사보타주인지에 대한 보도는 없으나,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 언론은 소형 드론을 이용한 공격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이례적으로 자국이 지배하는 영토 내 군사시설 등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충성하는 무장 그룹에 의해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폭발 이후 주변 변전소에서도 불이 나면서 인근 주민 2000여명이 폭발 반경 5㎞ 밖으로 대피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폭발 사고와 뒤이은 변전소 화재의 여파로 철도망이 영향을 받아 7개의 여객열차가 지연됐고 크림반도 북부 지역의 철도 교통이 일부 중단됐다.

16일 크림반도 잔코이 지역에서 인부들이 손상된 철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사고 이후 트위터에 "정상 국가일 때인 크림반도는 흑해와 산과 휴양이 있는 지역이었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는 창고 폭발과 함께 침략자와 도둑의 사망 위험이 높은 곳이 됐다"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트위터 말미에 "(크림반도의) 비무장화가 진행 중"이라고 썼다. 비무장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를 설명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뒤 주민투표를 거쳐 자국령으로 편입한 지역으로, 러시아는 크림반도가 공격당할 경우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일에도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 비행장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했다.

사고 직후 크림 행정부는 단순 취급 부주의로 사고가 났고 탄약 외에 파괴된 전투기나 군 장비는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공개된 인공위성 사진에서는 군용기 9대가 파괴된 모습과 함께 정밀 타격의 흔적이 다수 확인됐다.

영국 국방부는 정보 업데이트에서 최근 러시아 흑해 함대가 거의 해안선 밖으로 나가지 않는 등 극단적인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러시아 함대의 운용이 제한됨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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