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에도 시속 153km 꽂은 안우진, 승리 없어도 버틴 7이닝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7이닝을 버텼다. 파이어볼러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안우진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8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팀이 4-5로 패하면서 시즌 12승(5패)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출발은 불안했다. 안우진은 2회 말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2사 3루에서 김준태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3회 말에는 1사 후 배정대와 알포드, 박병호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선 황재균의 2루 땅볼 때 알포드가 득점, 0-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안우진은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4회와 5회를 볼넷 1개로 틀어막았다. 6회 말에는 1사 후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신본기와 김준태를 연속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말에는 선두 타자 김준태가 안타로 출루한 뒤 세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특히 2사 2루 배정대 타석에서 6구째 시속 153㎞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장면이 백미였다. 투구 수 104개를 기록한 안우진은 8회부터 불펜에 배턴을 넘겼다.
안우진이 8피안타를 허용한 건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하지만 최고 구속 시속 157㎞까지 찍힌 직구(36구)에 고속 슬라이더(40구)를 섞어 KT 타선을 요리했다. 초반 실점으로 여려움을 겪는 듯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구위와 완급조절 모두 탁월했다.
경기 뒤 안우진은 시즌 161탈삼진으로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151개)를 10개 차이로 따돌리며 부문 1위를 질주했다. 아울러 200탈삼진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국내 투수의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210개), 오른손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1996년 정민철(당시 한화 이글스·203개)이 마지막이다. 초반 실점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 올 시즌 확연하게 달라진 안우진의 위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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