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받고도 구조 안 해"..서해 유족 "文 직무유기 고발할 것"

허정원 입력 2022. 8. 16. 22:08 수정 2022. 8. 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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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인 고(故) 이대준씨 유족 측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이씨가 실종 다음 날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제대로 된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만약 문 전 대통령의 지시로 ‘자진 월북 조작’이 이뤄졌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 “박지원 검찰 소환 조사 후 文 전 대통령 고발 예정”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왼쪽)가 지난 6월 22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준씨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소환 조사하는 대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며 “혐의는 직무유기, 허위공문서작성, 공용전자기록손상 등”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의 직무유기에 대한 근거로 사건 직후인 2020년 9월24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과 같은 해 11월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 내용을 언급했다.

국방위 회의록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사건 당일인 9월22일 오후 6시 36분 이씨가 서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발견된 사실을 서면으로 보고받았다. 이후 3시간 뒤 9시 40분쯤 이씨가 북한군에 피격 사망했고, 오후 10시 30분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이씨 피살 및 시신 소각 첩보가 보고됐다. 문 대통령이 당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이씨 피살에 관해 대면 보고를 받은 건 이튿날인 9월 23일 오전 8시 30분이다.

청와대의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대응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 전 장관은 국방위에서 문 전 대통령이 “정확한 사실 파악이 우선이다. 북에도 확인을 하도록 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야 된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구출하라는 내용이 없다. 첩보가 사실이면 구출하라고 해야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출하라는 지시가 없었다”


2020년 9월22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 [국회 국방위원회]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그해 11월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오후 6시 36분에 이렇게 대통령께 서면 보고를 드렸는데 대통령께서는 어떤 지시를 했나”라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뭐 특별히 대통령께서 당시에 지시를 할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유족들은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유족이나 서해 상을 수색 중이던 해양경찰 구조팀에 보고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과 구조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을 직무유기로 보고 있다.

2020년 11월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회의록. [국회 운영위원회]

“진실 밝히겠다며 월북 조작…허위공문서작성罪”

허위공문서작성 또는 공용전자기록손상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피살된 이대준씨 아들에게 보낸 편지와 해경의 발표 사이 ‘월북 조작’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가 초점이다. 2020년 10월 8일 문 전 대통령은 이대준씨의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며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나 2주 후인 10월 22일 해경은 이씨가 도박계좌로 총 591회 송금한 금융계좌분석 결과 등을 제시하며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유족 측은 만약 그사이 청와대나 문 전 대통령이 사건에 관한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발표하도록 지시했다면 허위공문서작성(방조), 공용전자기록손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16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의 자택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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